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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대선자금 수사]‘썬앤문1억’ 盧캠프유입 정황 포착

입력 | 2003-12-07 18:46:00


썬앤문그룹 문병욱 회장이 지난해 대선 무렵 이광재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과 한나라당 중진 S의원측에 불법 대선자금을 전달했다는 단서가 확보됨에 따라 썬앤문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문 회장이 이 전 실장에게 제공한 1억원가량의 대선자금이 대부분 당시 노무현 후보 캠프에 유입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이 전 실장이나 S의원측은 썬앤문그룹으로부터의 금품수수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나 검찰은 썬앤문그룹의 수표를 추적하다가 문 회장 등 관련자 진술을 통해 구체적인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가 흐지부지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 관계자는 7일 이 전 실장에 대한 소환조사 방침을 확인하면서도 S의원에 대해서는 “조사가 불가피하지만 돈을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는 모 제약회사 회장 홍모씨 등의 조사 결과에 달려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검찰은 이 전 실장이나 S의원이 각각 노 후보 캠프와 한나라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가 사실로 확인되면 문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사람의 금품 수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치권은 또다시 격랑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이 전 실장의 불법자금 수수가 확인되면 노 대통령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그 파장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파장을 의식한 듯 검찰은 이 전 실장 및 S의원에 대한 수사를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는 듯하다.

이 전 실장의 경우 검찰이 문 회장에게서 전달된 돈의 대부분이 노 후보 대선캠프에 유입됐다는 정황을 포착하고서도 ‘배달사고’ 가능성에 대해 병행 수사하는 것이 단적인 사례다.

S의원의 경우에도 동문회 자리에서 문 회장이 김성래 전 썬앤문 부회장과 홍씨를 통해 S의원을 소개받고 김 전 부회장이 홍씨측에 현금 2억원가량을 전달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으나 홍씨가 S의원에게 돈을 전달한 사실은 물론 김 전 부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사실조차 부인하고 있어 수사가 의외로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S의원의 경우 썬앤문의 돈을 중앙당으로 넘기지 않고 개인적으로 유용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이 전 실장과 S의원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 등 관련 사건을 매듭지을 방침이나 관련자들이 혐의 내용을 부인하고 있어 유동적이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