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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강의 언제나"…'e-learning'무섭게 큰다

입력 | 2003-12-08 17:35:00


금년 수학능력시험 응시자는 67만여명. ‘이 중 77%가 넘는 52만명이 동일 학원에 다닌다’고 하면 믿을 수 있겠는가.

‘메가스터디’라는 온라인 수능강의회사가 바로 그곳이다. 2000년 9월부터 고3이나 재수생에게 온라인으로 각종 수능강좌를 유료로 제공하기 시작한 이 회사는 3년 만에 회원 수가 52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480억원과 170억원에 이를 전망.

요즘 수능 학원장들의 최대 적(敵)은 고액 및 심야과외를 단속하는 서울시교육청이 아니라 메가스터디다.

▽사교육에서 시작된 e러닝 돌풍=메가스터디 손은진 기획부장은 “일반 학원비의 3분의 1가격으로 최고 강사진의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지방학생들의 반응이 좋다”며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강의를 반복해서 들을 수 있는 것도 온라인 강의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사이버 교육학회에 따르면 올해 e러닝(learning) 시장은 9940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신산업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이므로 콘텐츠시장(5960억원)이 가장 크지만 곧 서비스산업(2980억원)이 가장 큰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된 서비스시장은 매년 2배로 커져가고 있다.

사이버교육학회 정연재 사무국장은 “e러닝은 상품의 무한복제성,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 수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한계체증 현상, 거리와 공간의 극복 등 인터넷의 장점이 가장 잘 적용되는 산업”이라며 “당분간 e러닝산업이 매년 2배로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학교육에서 학위까지=메가스터디의 성공에 자극을 받은 대교 한솔 재능교육 등 초중등 학생 대상의 교육업체들도 온라인 교육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어학교육도 e러닝시장의 핵심. 영어 중국어 일본어강좌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YBM시사닷컴은 2000년 매출이 8억9000만원에서 금년에는 120억원으로 늘었다. 바쁜 직장인들이 최대 고객.

각종 자격증 취득과 고시공부를 돕는 온라인 사이트도 생겨나고 있다. 공인중개사 재무분석사 등 각종 자격증과 고시, 대학 편입학 시험교육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예지넷은 금년 매출액이 110억원에 이른다. 유료수강생이 작년 말 3만7000명에서 올해는 7만4000명으로 두 배로 증가했다.

16개에 이르는 사이버 대학도 등록학생이 2만5000여명. 학위를 주는 정식 대학이다. 학생수가 250만명에 이르는 미국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 하지만 직장인들 사이에 자기계발 바람이 불면서 사이버 대학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잠재력은 기업시장이 더 크다=최근 기업들이 사내연수의 기본적인 연수프로그램을 e러닝업체에 맡겨 실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기업체 연수 인원만 연간 20만명에 이르는 크레듀는 경영학석사(MBA), 리더십, 6시그마, 금융 및 어학교육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60만명의 무료회원과 3600명의 유료회원을 보유한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회원을 대상으로 한 유료정보제공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민간연구소의 e러닝시장 진출은 선진국에도 없는 비즈니스 모델.

중앙공무원교육원, 서울시 연수원, 철도청 등 공공부문에서도 연수 프로그램 중 상당 부분을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하고 있다.

산업자원부 이창한 전자상거래 총괄과장은 “잘 발달된 초고속인터넷통신망, 세계적인 교육열, 직장인의 자기계발 붐 등이 겹쳐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e러닝산업을 신(新)성장동력으로 키울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