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재산세의 대폭 인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의 ‘재산세 과세표준(과표) 개편 방안’에 대해 서울시와 경기도가 산하 기초자치단체의 의견을 모아 행정자치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주민들의 조세 저항을 우려해 정부의 재산세 과표 개편 방안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져 수도권 일대 아파트의 재산세는 당초보다 상승폭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서울시는 “현재 각 자치구가 정부 방안을 토대로 세액이 어느 정도 올라가는지를 확인 중이며 결과가 나오면 각 자치구의 의견을 수렴해 행자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조대룡(趙大龍) 재무국장은 “지방세법상 자치구의 단체장은 정부가 제시하는 재산세 세율의 ±50% 내외로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서 “9일까지 각 자치구가 세액의 상승 정도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보내오면 금주 안에 행자부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송파구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방안을 가급적 수용하되 조세 저항이 최소화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결론은 다른 자치구의 방침 및 시와 행자부의 상황을 지켜본 뒤 내리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도 “건물분 재산세 과표 결정권을 갖고 있는 일선 시군을 대상으로 행자부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 중이며 의견이 취합되는 대로 행자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경기도는 과표 산정의 기준이 되는 1m²당 기준가액을 현재 17만원에서 정부가 정한 18만원보다 낮은 17만50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놓고 시뮬레이션한 결과 도내 아파트의 재산세가 평균 8.5% 인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행자부의 방안을 그대로 적용했을 때의 평균인상폭 13%보다 다소 낮은 것이다.
행자부는 서울시와 경기도가 자치구 의견을 수렴해 보내올 경우 이를 바탕으로 다시 최종 권고안을 마련한다. 최종 권고안은 다시 서울시와 경기도의 승인을 거쳐 31일까지 기초자치단체별로 최종 고시하도록 돼 있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