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인데 과분한 상을 받은 것 같습니다.”
최근 행정자치부로부터 민원봉사대상 ‘대상’을 받고 7급에서 6급으로 특진한 경남 고성군청 사회복지과 최연종(崔然鐘·42)씨는 8일 “정말 내세울게 없다”는 말로 수상소감을 대신했다.
수상도 그렇지만 자신의 이름이 자꾸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도 마뜩찮아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최씨는 이날 오후 말레이시아로 3박4일간의 부부동반 포상휴가를 떠나면서 시상금 400만원을 모두 복지시설에 내놨다.
대구대를 졸업하고 1991년 6월 고성군 사회복지 전문요원으로 임용된 그는 노인들의 영정 사진을 무료로 제작해 주고 경로 위안잔치를 개최하는 등 10여년 동안 모범적으로 사회복지업무를 해온 공로가 인정됐다.
출근하면 경로당을 찾는 것은 ‘기본’이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학비를 대주고 부랑인을 데려다 치료를 받게 한 뒤 숙직실에서 함께 잠을 잤다.
최씨는 특히 고성군내 한센병 환자촌을 직접 방문해 증세가 심한 환자들의 사진을 찍어 장애인 등록증을 만들어 주는 한편 자립과 자활을 힘껏 도왔다. 환자촌 주민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와 가족처럼 함께 밥을 먹고, 어려움을 해결해 주었다”고 칭찬했다.
그는 무연고 사망자가 생기면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장례를 치르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올 7월 자신의 아이디어로 ‘한마음집 수리 공동체’라는 이름의 자활후견기관을 만들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기도 했다.
동료 직원 허옥희(許玉熙·43·여)씨는 “최씨는 사회복지업무가 천직이라고 여겨질 만큼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넘기지 못하는 등 착한 심성을 지녔다”고 말했다.
최씨는 “힘든 사람들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또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며 “그러다 보면 그들과 가까워지고 보람도 생긴다”고 말했다.
고성=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