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850m의 산중턱에 자리잡은 강원랜드 카지노호텔의 고급스런 실내풀. 햇빛이 잘드는 온실형 공간에서는 한겨울 눈발 흩날리는 멋진 산풍경을 감상하면서 수영과 사우나를 즐긴다. 아래는 테마파크에서 무료로 즐기는 러시아공연단의 버라이어티쇼. 조성하기자
세계 최대의 카지노타운 라스베이거스(미국 네바다 주). 이 사막의 ‘네온아폴리스(Neonapolis·휘황찬란한 네온사인으로 뒤덮인 도시)’를 찾는 이는 연간 3500만명. 이유는 단 하나, ‘인생역전’, 대박에 대한 환상이다. 억만장자를 꿈꾸지만 꿈을 이루지 못해도 즐겁다. 마법과 같은 기상천외의 즐거움이 철철 넘쳐나니까. 라스베이거스는 도박만 않으면 최고의 여행지다.
강원랜드 카지노(강원 정선군 사북읍)도 다르지 않다. 지난 4월 새로 개장한 메인 카지노의 호텔(특1급)은 국내 어떤 호텔도 흉내낼 수 없는 특별한 즐길 거리를 두루 갖춘 지상 24층 규모(477실)의 라스베이거스 스타일 카지노 리조트다. 올 겨울에는 눈 덮인 산속의 호숫가 리조트에서 라스베이거스의 환락을 찾아보자. 물론 도박은 잊어버리고.
석탄이 산을 이룬 고한역. 강원랜드 리조트 진입로는 역 앞 철길의 굴다리를 지나 석탄채굴이 진행 중인 ㈜동원(탄좌)을 지난다. 해발 850m의 산중턱에 자리 잡은 리조트. 굽이굽이 산허리 감아 돌던 경사 급한 길의 한 모퉁이를 돌자 느닷없이 초록빛 지붕의 고층빌딩이 자태를 드러낸다. 한밤에는 초록빛 조명으로 더더욱 환상적인 이 건물. 낮보다 밤에 찾기를 권하는 라스베이거스의 여행요령은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호텔… 공연장… 스케이트장… 실내 놀이공원…
높이 107m(지상 24층) 호텔 외관의 포인트는 초록빛 박공(W공) 이미지를 차용한 기하학적 구도의 지붕. 캐나다 퀘벡주 올드퀘벡에 있는 인상적인 건물 ‘샤토 프롱트낙’(호텔)을 빼닮았다. 호텔 앞에는 뜰 대신 호수가 있다. 세 방향 모두 산에 막혀 답답함을 느낄 여행객의 마음을 읽은 설계자의 번득이는 재치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 겨울. 호수는 얼어붙는다. 그러면 온갖 조명과 크리스마스트리로 장식된 스케이트장이 된다. 미국 뉴욕시 센트럴파크 내 스케이트장을 연상케 한다. 봄 여름 가을 호수는 춤추는 음악분수 공연장이다. 분수로 장식된 호반 호텔. 라스베이거스 최고의 카지노리조트인 벨라지오의 이미지다. 영화 ‘오션스 일레븐’의 무대가 된 벨라지오와 강원랜드는 이미지가 비슷하다.
호텔 안에서도 라스베이거스는 느껴진다. 베이지 톤의 실내 인테리어 역시 벨라지오 풍. 아치형 천장은 베네치아를 테마로 한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베네시안’의 천장 공법 그대로다. 공연무대까지 갖춘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카지노장도 다르지 않다. 넓은 공간에 기둥이 없는 라스베이거스 스타일을 따랐다.
산허리를 절개한 프에블로 스타일의 호텔은 앞과 뒤가 판이하다. 1층처럼 보이는 로비는 실제는 5층. 3층(호수 수면층)까지 층간 구조물 없이 트여 있다. 정면은 통 유리. 그래서 식당과 바, 명품 숍, 약국, 커피숍, 사우나 등 편의시설이 든 이 공간은 채광과 전망이 좋은 온실 안에 있는 셈이다.
바깥 풍경은 온통 산과 호수, 하늘뿐. 온산이 눈에 덮이면 더 기막히다.
가족 여행객을 위한 공간은 그 아래다. 3층(카사시네마)과 부속건물의 지하1층(센트럴 플라자) 및 지하2층(미러클월드) 실내에 있는 ‘어드벤처 팰리스’다. 카사시네마는 러시아공연 팀이 매일 1, 2회 버라이어티쇼를 펼치는 극장(월요일만 제외). 매직쇼와 화려한 춤의 리도쇼를 혼합한 형태로 가족이 함께 즐길만하다. 수시로 영화도 상영된다. 밴드쇼 댄스쇼도 실내 곳곳에서 수시로 공연된다. 이런 공연과 영화 관람이 모두 무료. 이것이 라스베이거스 스타일이다.
복도 끝에서 엘리베이터로 내려가면 센트럴 플라자다. 게임아케이드(전자오락실)와 함께 있는 통유리로 만든 피라미드형 지붕의 공간이다. 해머치기를 중심으로 범퍼카, 키즈월드(놀이방) 푸드코트도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가족여행자를 위한 호텔 ‘서커스서커스’의 놀이공원과 같은 개념이다.
여기서 미러클월드로 가려면 호수지하의 스타게이트(엘리베이터를 이용한 수평 공간이동)와 타임스페이스(미로를 빛과 소리를 따라 탈출하는 체험시설)를 거친다. 미러클월드는 최첨단 라이드(Ride·탈 것)를 갖춘 우주정거장 형태의 놀이 공간. 이것은 라스베이거스 힐튼 카지노리조트의 ‘스타트렉(Star Trek)’을 연상시킨다.
○6000원만 있으면 전체 놀이시설 이용
놀이기구는 개관에 맞춰 들여온 것으로 최신형. ‘마린투어’는 소설 ‘해저2만리’의 탐험선 노틸러스호를 직접 조종하는 시뮬레이터 형태로 360도 회전이 매력이다. ‘크레이지 래프팅’은 고무보트에 올라 물세례도 받으며 여행하는 필름라이드(Film Ride·영상 속 환경대로 움직이는 체험 형 탈것)다.
4D입체영화관에는 롤러코스터 등 6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3차원 입체영상에 바람 등 감각까지 추가한 것. F1그랑프리 레이싱카에 앉아 초대형화면을 보며 운전하는 레이스카, VR(Virtual Reality·가상체험)형 라이드도 있다. ‘봅슬레이’는 총알처럼 설벽 튜브를 질주하고 ‘트럭질주’는 몬스터트럭(지름 2m가 넘는 초대형바퀴의 트럭)을 몰고 험로를 통과하는 가상체험 기구. ‘에일리언 어드벤처’는 밀폐공간에서 탈출한 외계인의 습격과 공포를 즐기는 엽기적인 공포특급이다.
천장부분의 돔시네마는 4차원 특수효과 영화관. 강원랜드의 테마파크는 시설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용자가 거의 없어 줄을 설 필요가 없다는 것과 자유이용권이 단돈 6000원(강원도민은 3000원)에 불과하다는 사실. 이것만은 라스베이거스에서도 볼 수 없는 강원랜드만의 ‘보너스’다.
정선=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여행정보
◇찾아가기 △승용차=서울∼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제천나들목∼38번국도∼영월∼사북∼고한읍.(약 3시간) △철도=청량리역↔강원랜드(고한역) www.korail.go.kr 1544-7788 △시외버스=서울(동서울터미널)↔강원랜드(고한터미널) ◇강원랜드 △홈페이지=www.kangwoncasino.com △전화=033-590-7114 △테마파크=033-590-7676
▼표고차 650m 국내최대 슬로프▼
05년 12월에 개장될 강원랜드 스키장의 스키베이스(조감도). 미국 콜로라도주 비버크릭(스키장)과 같은 컨셉이다. 사진제공 강원랜드
카지노와 호텔, 골프장(2004년 개장 예정), 스키장(2005년 12월 개장 예정)으로 이뤄진 강원랜드(대표 김진모).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리조트 스타일 카지노는 정부의 석탄합리화 사업 일환으로 개발됐다. 탄광지대 주민의 생계를 위해 정부가 석탄구매에 쓰는 연간 수천억원의 기금을 합리적으로 활용하려는 것.
12일은 강원랜드의 스키장 공사가 시작되는 날이다. 설계자는 전 국가스키데몬스트레이터 박수철씨(강원랜드 스키장 공사팀장).
스키장 위치는 카지노호텔 뒤편의 백운산(해발 1426m) 정상 아래(고한읍), 규모는 150만평. 지형은 두 봉우리 아래 볼(Bowl·움푹 팬 지형)과 이어진 계곡의 형태로 볼형 스키장은 국내에 아직 없다.
특징 가운데 두드러진 것은 ‘타운(Town)형’ 개발 플랜과 기차로 오가는 스키장이라는 점. 캐나다 밴쿠버 근방의 스키장 휘슬러블랙컴처럼 마주한 마을(고한스키타운)을 멋진 스키타운으로 개발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 태백선 철도를 이용(고한역)한 국내 유일의 기차스키 여행지라는 점도 관심 대상이다.
스키장 규모를 가늠케 하는 수치는 표고차(최정상-베이스). 강원랜드의 650m는 국내 14개 스키장 가운데 최대다. 주차 후 5분 이내에 리프트 탑승장 도착, 장비를 든 채 50m 이상 걷지 않기, 자동차 타지 않고 리조트 내 어디든 접근하기 등 까다로운 조건도 충족시킬 계획. 베이스(2곳)에 들어설 콘도는 세계에서도 흔치 않은 ‘스키인 스키아웃’(현관 앞까지 트레일이 연결돼 숙소 앞에서 스키를 신고 벗는 것) 스타일. 호텔 및 골프장도 ‘곤돌라 인, 곤돌라 아웃’ 스타일로 한국 최초다.
정선=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피라미드 만리장성…대형 눈조각 선봬▼
태백(시내)은 강원랜드(정선군 사북읍)에서 40km 떨어진 고원도시. 해발고도가 높아 5월에도 눈이 내리는 이곳의 겨울축제인 ‘태백산 눈축제’가 내년(제11회)에는 1월 9∼18일 태백산 도립공원 당골광장과 시내 일원에서 펼쳐진다. 강원랜드 호텔 개관으로 내년부터는 태백산 눈축제도 멋진 리조트호텔에 머물며 편안히 즐길 수 있게 됐다.
●태백산 눈축제
핵심적인 볼거리는 눈조각. 올해는 인류의 기념비적인 역사적 유물을 테마로 한 눈조각이 많이 들어설 예정이다. 우선 당골광장 축제장의 입구에는 높이 8m의 ‘로마 개선문’이 세워진다. 외국인 눈조각 연합팀(12명)과 영남대 조형학과 교수 및 학생이 함께 만든다.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도 등장할 예정. 스노 피라미드 안에는 카페가 들어선다. 캐나다 퀘벡주의 아이스호텔에 마련되는 앱솔루트(스웨덴산 보드카 브랜드)바와 비슷한 개념의 스노 카페다. 태평양의 이스트섬에 있는 거대한 모아이상(높이 7m)도 선뵌다. 외계인의 작품이라고 의심받을 만큼 신비한 유적이 눈으로 조각되어 태백에 나타난다. 진시황의 만리장성도 눈으로 빚어질 예정. 만리장성의 성벽에는 진시황도 조각된다. 이 성벽에는 눈으로 미끄럼틀도 만들어 플라스틱으로 만든 비료포대로 신나는 미끄럼도 즐기게 할 예정이다.
온통 눈으로 만들 스노 스테이지에서는 눈덩이 눈깨비 눈송이 등 ‘태백산 눈꽃요정 삼남매’(태백산 눈축제 공식 캐릭터)의 캐릭터쇼 및 록 콘서트, 매직쇼 등이 펼쳐질 예정.
●여행 정보
▽축제 △홈페이지=http://snow.taebaek.go.kr △문의전화=033-550-2081, 2828, 2374
▽찾아가기 △승용차=영동고속도로(남원주 갈림길)∼중앙고속도로(대구방향)∼제천나들목∼38번국도∼영월∼사북∼고한(강원랜드)∼태백. △시외버스=서울(동서울터미널) 대구(북부터미널)에서 출발. △철도=①청량리역(4시간30분 소요) 첫차 오전 8시, 막차 오후 10시 ②동대구역(4시간45분) 첫차 오전 5시40분, 막차 오후 3시35분 ③부산역(6시간50분) 오전 9시10분 출발.
●패키지여행
눈 덮인 산간의 겨울풍경을 열차 차창을 통해 감상할 수 있는 ‘환상선 눈꽃 협곡 열차’를 타고 축제에 참가하는 상품(1박2일)이 있다. 코스는 청량리역∼태백역∼눈꽃축제(행사기간에만)∼호텔숙박(태백)∼낙동강협곡열차(추전역 승부역 봉화역)∼부석사∼풍기온천. 14만5000원. 승우여행사(www.swtour.co.kr) 02-720-8311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