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좌 스님 32명이 월하 스님의 법구가 실린 길이 8m의 상여를 다비장으로 옮기고 있다. -양산=연합
10일 오후 경남 양산 통도사의 다비장에서는 “거화(擧火)” 함성과 함께 연꽃으로 뒤덮인 높이 3m, 지름 4m의 연화대(蓮花臺)가 순식간에 불꽃에 휩싸였다. ‘영축산의 푸른 소나무’ 월하(月下) 스님이 법계(法界)로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4일 입적한 불교 조계종 9대 종정 월하 스님의 영결식과 다비식이 10일 오전 10시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스님과 신도 5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종단장으로 치러진 이날 영결식은 전국 사찰에서 동시에 다섯 번 타종하는 명종(鳴鐘) 의식으로 시작됐다. 종정 법전(法傳) 스님은 “오늘 아침 영축산의 한 늙은이가 여기에서 몸을 뒤쳐 허공을 향해 바람을 일으키고 비를 몰아 집으로 돌아갔다”며 “이것은 목인(木人·나무 인형)이 맹구(盲龜·눈먼 거북)를 타고 수미산을 지나 허공을 두 동강 내는 일”이라는 추도 법어를 내렸다.
이날 영결식에는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 최병렬(崔秉烈) 한나라당 대표, 추미애(秋美愛) 민주당 의원, 손학규(孫鶴圭) 경기 도지사, 오지철(吳志哲) 문화관광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