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적석사 낙조대
한 해가 저물고 있다. 겨울 바다나 산을 찾아 하늘을 붉게 물들인 낙조(落照·석양)를 바라보며 올해를 되돌아보고 새해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이번 주말에는 일몰 광경이 장관인 ‘인천의 낙조 5경’을 찾아보자.
▽강화군 석모도=석모도 낙조 여행은 강화 외포리 선착장에서 시작된다. 석모도를 오가는 카페리에는 승용차를 실을 수 있다. 10분이면 바다 건너 석모도 선착장에 다다른다.
보문사의 하늘은 오후 5시경 어느새 짙은 감빛으로 익는다. 425계단을 거쳐 눈썹바위에 오르면 처녀의 뺨처럼 불그레한 노을이 펼쳐진다.
보문사에서 항포 쪽으로 가면 나타나는 한가라지 고개 또한 낙조 감상의 명당. 영화 ‘시월애’의 촬영 장소인 일마레를 돌아보는 것도 괜찮다. 강화대교를 지나 강화읍에서 홍릉 방향으로 달리면 고려저수지가 나온다. 이곳에서 서남쪽으로 10여분 달리면 외포리 선착장이 나온다.
인천 중구 용유도 을왕리 해변
▽강화군 장화리·적석사=강화군 화도면 장화리에서 낙조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밖이 내다보이는 카페가 좋다. 차를 한 잔 마시면 어느새 창밖에 낙조가 펼쳐진다. 갯벌 사이로 지는 해의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강화대교를 건너 해안도로를 타고 초지진에서 우회전한 뒤 전등사를 지나 함허동천과 동막해변을 지나면 장화리가 나타난다.
석양에 비친 부처의 자애로움과 독경 소리가 함께 어우러지는 적석사의 낙조도 일품. 사찰 뒤편 정상의 낙조대에서는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강화대교를 지나 강화읍 서문 앞 삼거리에서 왼쪽 방향으로 가면 고천리가 나온다. 고천리 마을회관에서 12.5km를 더 가면 적석사를 만난다.
▽인천 중구 용유도=인천공항고속도로를 끝까지 달리면 만나는 용유도 을왕리 해변의 낙조 또한 일품이다. 군데군데 박혀 있는 닻과 바다로 사라지기 직전 해에 비춰 만들어진 닻의 그림자는 일몰의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초승달 모양의 모래사장은 1km에 이른다. 승용차로 고속도로를 타면 넘어가는 해를 똑바로 쳐다보게 된다.
▽월미도 유람선=영화로 널리 알려진 타이타닉호의 축소판 같은 유람선을 타고 여러 섬과 함께 보는 일몰은 황홀 그 자체. 선상에서 열리는 라이브 콘서트는 낙조의 분위기를 더해 준다.
배는 월미도 선착장∼영종도∼작약도∼율도∼영종대교를 오간다. 오후 4시에 배를 타야 한다. 032-764-1171
▽월미공원=인천 중구 월미도 입구에 있는 월미공원 정상에 서면 도심 속에서 바라보는 낙조를 즐길 수 있다.
인천 내항(內港)과 외항(外港)을 감상할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대형 선박 사이로 사라지는 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쉬엄쉬엄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20분이면 산 정상에 닿는다. 공원은 오후 7시까지 개방된다. 032-765-4132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