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권투체육관에서 체력단련을 하고 있는 장승수씨. -연합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막노동판을 전전하다가 1996년 서울대 인문계열 전체수석을 차지하며 법학과에 입학했던 장승수씨(32)가 올해 사법시험 2차에 합격했다.
장씨는 입학하던 해에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김영사)라는 책을 펴내 화제가 됐던 인물.
장씨는 17일 3차 면접시험을 거쳐 24일 최종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합격될 것으로 보인다.
고교시절 장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일찌감치 포기했다. 1981년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뜨자 어머니(60)와 남동생(30)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막노동과 택시운전, 가스배달 등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그런 장씨에게 공부에 대한 열정이 뒤늦게 찾아오면서 고교 졸업 6년 만인 1996년 4수 끝에 서울대 인문계열 수석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장씨는 대학 입학 후 2000년 프로복싱 슈퍼플라이급 테스트를 통과해 또 한번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번 사법시험 2차 합격은 2001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 도전 끝에 이뤄냈다. 그동안 남동생 승대씨도 고려대에 진학한 후 2000년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장씨는 입학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의 합리적인 집행에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장씨는 11일 “아직 최종합격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뭐라 할 말이 없고 당황스럽다. 최종합격이 결정되면 그때 소감을 밝히겠다”며 인터뷰를 끝내 사양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