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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2003 K리그 MVP 김도훈-신인왕 정조국

입력 | 2003-12-12 18:06:00

2003 삼성하우젠 K리그 대상에서 MVP로 뽑힌 김도훈(오른쪽)과 신인왕 정조국. 김동주기자


“제가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제천 아버지 덕분입니다.”

2003 삼성하우젠 K리그 대상 축구기자단 투표에서 총 74표 가운데 73표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폭격기’ 김도훈(33·성남 일화). 그는 생애 첫 MVP의 영예를 ‘제천 아버지(양아버지 한상우씨)’에게 돌렸다.

올 시즌 정규리그 득점왕(28골)에 오른 김도훈에게 ‘제천 아버지’는 ‘축구 대부’. 축구를 시작한 것도, 한국 최고의 골잡이로 성장한 것도 모두 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남 통영시에 친부모가 있지만 김도훈은 오히려 ‘제천 아버지’에게 많은 것을 의지해 왔다.

김도훈의 철저한 자기관리도 ‘제천 아버지’의 영향. “부와 명예는 노력하면 따라오는 것이라며 늘 성실과 절제를 강조했다”는 게 김도훈의 말이다.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대회를 마치고 11일 귀국한 김도훈은 바로 충북 제천시로 내려가 ‘제천 아버지’와 하룻밤을 보낸 뒤 서울로 올라왔다.

“내가 뭐 한 게 있다고…. 도훈이가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득점왕에 MVP까지 된 것입니다. 나는 그저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김도훈을 어렸을 때부터 데려다 키우며 뒷바라지한 한씨는 이날 개표장인 그랜드힐튼호텔엔 나오지 않았다. 그는 극도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시즌 전북 현대모터스에서 뛴 김도훈은 소속팀과의 불화로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올해 전북 다이노스 시절의 은사인 차경복 감독의 제의로 성남에 새 둥지를 틀면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동아시안컵대회 일본전에서 광대뼈가 함몰돼 아직도 얼굴에 부기기 빠지지 않은 김도훈은 “올해는 프로선수 생활에서 정말 기억에 남는 한 해였다”며 “이젠 결혼해서 안정을 찾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후배들을 위해 대표팀도 떠날 생각.

김도훈은 MVP와 함께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도 뽑혀 2관왕을 차지했다. 감독상은 성남 차경복 감독에게 돌아갔다.

한편 신인왕 타이틀의 주인공은 ‘패트리어트’ 정조국(안양 LG)으로 결정됐다. 12골 1도움으로 루키 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던 정조국은 43표를 받아 강력한 라이벌 최성국(31표·울산 현대)을 따돌렸다.

시상식은 18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정조국 "성국형에 미안 …유럽진출이 꿈"▼

“K리그에서 진가를 인정받아 유럽리그에 진출하겠습니다.”

2003년 프로축구 신인왕 정조국(19·안양)은 “(최)성국이형이 훨씬 뛰어난데 내가 상을 받아 미안하다. 성국이형과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한국축구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첫 시즌을 뛴 소감은….

“프로 데뷔 첫 골을 넣었을 때 가장 기분이 좋았다. 이제 프로축구를 어느 정도 알게 된 만큼 내년에는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해외진출에 대한 욕심은….

“유럽리그 진출이 꿈이다. 당장 내일이라도 가고 싶지만 지금은 여건이 안 된다. K리그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유럽리그가 나에게 러브콜을 보낼 것이다.”

―상금 500만원은 어떻게 쓸 것인가.

“그동안 여러분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이제 돌려줄 때다. 어려운 분들과 상금을 나누고 싶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