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최대주주가 정부에서 외국계 투자자로 바뀌었다.
재정경제부는 12일 정부가 갖고 있던 국민은행 주식 9.1%(3062만3761주)를 경쟁 입찰을 통해 전량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정부 지분이 전혀 없는 민간은행으로 완전 탈바꿈했다.
이번 입찰에서 국민은행은 매각 물량의 89.5%(2742만3761주)를 자사주(自社株) 형태로 사들였다.
▼관련기사▼
- 실적 나쁠땐 외국인 주주 경영 개입
또 한국투자신탁운용(수탁회사 씨티은행, 하나은행)이 60만주, 미래에셋 투자신탁운용과 외환투자신탁운용, 미래에셋 자산운용투자자문, 새마을금고연합회가 각각 10만주를 매입했다. 기관명을 공개하기를 거부한 해외투자자 3곳은 220만주를 인수했다.
총낙찰대금은 1조3297억원으로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1조6000억원에는 못 미쳤다. 주당 평균 낙찰가격도 4만3424원으로 이날 종가 4만4100원보다 낮았다.
이번 매각을 통해 국민은행의 자사주 지분은 전체 주식의 9.22%로 급등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그러나 국민은행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 경영권에 직접적 영향은 없다.
이에 따라 지분 5.99%를 갖고 있는 캐피탈그룹이 실질적인 1대주주로 떠올랐으며 ING그룹(지분 3.78%)과 골드만삭스(1.14%)의 ‘입김’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주요 주주와 지분 1% 미만의 소액주주들을 포함한 외국인들의 전체 지분은 73.10%에 이른다.
국민은행은 이번에 사들인 자사주를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등을 통해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들에게 매각할 계획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