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완전한 사랑’ 마지막회에서 죽는 ‘시우’ 역의 차인표(오른쪽)는 “극중에서 아내를 눈 앞에서 보내고 산꼭대기에서 재를 뿌려보니 가족의 소중함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SBS
시우(차인표)도 죽는다.
21일 종영을 앞둔 SBS ‘완전한 사랑’(토일 밤 9·45)에서 시우도 아내의 뒤를 따라 죽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 같은 설정은 9일 나온 마지막회 대본에서 밝혀졌다.
마지막 회에서 아내(김희애)를 보낸 시우는 뇌출혈로 쓰러진다. 사인은 머리 뒤쪽의 혈관이 심한 스트레스로 파열되는 것이다. 아내의 죽음에 대한 극심한 슬픔이 스트레스였다.
시우가 죽는다는 설정은 ‘극비’였다.
경기 고양시 SBS 탄현제작센터의 분장실에서 만난 차인표는 “곽영범 PD와 김수현 작가, 김희애씨와 나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뒤늦게 안 다른 연기자들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다가 곧 수긍했어요. 아내와 함께 시우의 정신이 이미 죽었던 것이나 다름없잖습니까.”
차인표는 시우의 슬픔이 가장 절실하게 드러나는 극 중 장면으로 ‘혼자 누운 침대에서 아내의 환청을 듣는 장면’(20일 방영)을 꼽았다.
“‘여보’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서 ‘어, 왜?’하고 고개를 돌리면 옆에 아무도 없죠.”
탤런트 신애라와의 사이에 6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는 그는 “이 드라마를 계기로 가족이 살아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특히 시우가 죽는 설정에 대해 시청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부가 둘 다 죽다니 너무 절망적이다”(sun2765) “아이들은 어쩌라고 시우를 죽게 하는가?”(jj2019) “사랑하는 사람을 따라가는 것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기 때문이 아닐까?” (yjprime)
차인표는 이 설정에 대해 “사회적으로 파장이 있을까요?”라고 기자에게 물었다가 “두 사람의 사랑이 그만큼 강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완전한 사랑’과 극의 전개가 유사했던 KBS2 ‘로즈마리’(극본 송지나·연출 이정건)는 아내를 잃은 남편이 새로운 여자와 ‘사는’ 것으로 25일 마무리된다. 차인표는 “내가 만약 ‘가야 하는’ 입장이 된다면 ‘로즈마리’식의 결말을 바랄 것 같다”고 말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