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에리 앙리
티에리 앙리의 시대가 열릴 것인가?
지난해 한일월드컵이 끝난 뒤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갈망하던 세계 축구계가 ‘검은 보석’ 앙리(26·아스날)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앙리는 98프랑스월드컵 당시 프랑스에 우승컵을 안기며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신성. 그러나 그 후에도 축구 황제 자리를 넘볼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선배 지네딘 지단과 호나우두, 데이비드 베컴(이상 레알 마드리드) 등 슈퍼스타들의 자리가 너무나 견고했기 때문.
앙리에게 서광이 비친 것은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이 앙리를 호나우두, 지단과 함께 축구선수 최고의 영예인 ‘2003올해의 선수’ 후보에 올리면서부터. 앙리가 이 상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
여기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의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앙리에게 사상 최고액의 이적료와 함께 러브콜을 띄운 것으로 전해지며 날개를 달았다.
스페인 스포츠일간지 ‘아스(AS)’는 15일 러시아 출신의 석유재벌인 아브라모비치가 5000만 파운드(약 1035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했다고 보도했고 잉글랜드 언론들도 이적료가 4000만에서 5000만 파운드에 이른다며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이 액수는 2001년 지단이 유벤투스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당시의 6620만 달러(약 741억원)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액.
하지만 아스날측의 반응은 이적 절대 불가. 아스날의 데이비드 데인 부회장은 즉각 “앙리는 팔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레알 마드리드든, 첼시든 어떤 구단도 접근하지 못한다”고 이적 가능성에 쐐기를 박고 나섰다.
그러나 사상 최고 이적료와 올해의 선수상 수상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몰아주기 위한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앙리는 올해 11번의 A매치와 4번의 국제클럽대항전에서 15골을 뽑아내며 이달 초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으로부터 ‘올해의 골게터’에 선정돼 ‘세계 최고의 킬러’로 공인받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15일 현재 10골로 득점 랭킹 3위를 달리고 있다.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