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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형제 첫비행 100돌]린드버그, 가가린…하늘의 영웅

입력 | 2003-12-15 19:06:00


‘조종사(pilot)’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겨난 것은 1903년. 라이트 형제가 첫 비행에 성공하면서 부터였다.

이후 우주비행에 이르기까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한 데는 비행기술 개발뿐 아니라 신형 항공기 실험에 투신했던 ‘영웅 조종사’들의 활약이 컸다.

비행기 역사 초기 최고 영웅은 ‘전투 비행의 전설’로 남은 독일의 만프레드 폰 리히트호펜. 3개의 날개가 달린 삼엽기 ‘포커’의 비행편대인 ‘포커 알바트로스’를 이끈 그의 전투기는 ‘붉은 남작’이라고 불렸다. 프러시아 귀족이었지만 전투기 조종사를 자임했으며 제1차 세계대전 와중에 80대 이상의 연합군 비행기를 격추했다. 레이더가 없던 시절 육안으로 적기를 확인하고 손에 총을 들고 사격했던 점을 감안하면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평가된다.

뒤를 이은 비행 영웅은 27년 대서양 단독 횡단에 성공한 미국인 찰스 린드버그. 5년 후에는 뉴욕시 사회사업가 아멜리아 이어하트가 여성 최초로 대서양 단독 횡단에 성공했다.

이어 47년 미 공군 소속 척 예거(80)는 X-1 로켓 비행기를 타고 최초로 초음속(마하 1.05)으로 날았다. 당시 X-1 비행기는 B-29 폭격기에 실린 채 이륙, 지상 3.7km에서 분리된 뒤 날았다.

이후 우주시대가 개막돼 61년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우주 공간에 진입했고 69년 미국의 닐 암스트롱은 달에 발을 디뎠다. 하지만 조종사들은 비극적인 최후를 맞기도 했다. 폰 리히트호펜은 공중 전투 중 피격돼 사망했다. 이어하트는 37년 적도 위로 지구 횡단 비행에 도전했다 태평양에서 실종됐다. 가가린은 68년 시험비행 도중 사망했고 린드버그는 어린 아들이 유괴, 살해되는 비운을 겪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