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가 한국경제에 큰 충격을 줬지만 환경 사회 제도부문까지 감안한 '지속가능한 발전'에는 오히려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미래 세대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현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개발, 즉 후세의 몫을 남겨둔 상태에서의 개발을 뜻한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정영근(鄭英根) 연구위원은 16일 "한국의 지속가능발전지수가 1995년 100에서 외환위기 이후인 1998년 101.8, 2000년 102.6, 2001년 106.0 등으로 높아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지속가능발전지수는 환경 경제 사회 제도 등 4개 부문에서 53개 지표를 뽑은 뒤 각계 전문가 89명의 의견을 물어 각 지표와 부문의 중요도를 감안해 가중치를 주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예컨대 1인당 물 사용량(환경부문), 1인당 에너지 소비량(경제부문), 범죄 발생건수(사회부문) 등이 감소하면 지속가능발전지수는 높아지게 된다.
정 연구위원은 "지속가능발전지수가 높아진 것은 인터넷 가입자(제도부문)의 급증이 주요 요인이지만 외환위기로 에너지 소비량, 자동차 등록대수 등의 증가세가 둔화된 것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