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는 내수 증가에 힘입어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앞으로 2, 3년간 최소한 연간 8%대의 견고한 성장률을 보일 것입니다.”
미국계 투자은행 JP모건의 중국담당 리서치 헤드인 케네스 허(사진)는 16일 본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경기 사이클이 최근 6년간의 하락세를 벗어나 뚜렷한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의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중국경제 설명회 참석차 방한한 허씨는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얼마나 될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최근 국내총생산(GDP) 기여도가 높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작년 말 현재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4개 도시의 1인당 GDP가 2000달러를 넘어섰다”며 “소득이 증가하면서 주택, 자동차, 가전제품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석유 철강 구리 시멘트 등 원자재에 대한 수입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는 인플레 압력이 있을 때마다 금리를 인상하기보다는 물가인상의 주범이 되는 몇 가지 분야를 골라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절해 왔다”며 “내년에도 중국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1993년 물가상승률이 23∼24%에 이르렀을 때에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당시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이 됐던 집값을 인위적으로 낮춰 인플레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
그는 중국 은행들의 부실채권 문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은행 부실이 계속 늘어나면 중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2005년까지 일부 국영은행을 상장시킨 뒤 경영방식을 바꿀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중국 경제의 성장 동인(動因)이 되고 있는 분야를 찾아 집중적으로 투자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기업과 투자자들은 자동차 전자 조선 철강 등의 업종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와 함께 “한국의 기관투자가들은 한국의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진출을 통해 어떤 득실이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며 “자동차는 앞으로 2, 3년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