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17일 오전 11시 대(對)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 대선자금 문제에 대한 특검 추진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박진 대변인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최 대표가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최 대표는 ‘이제 대선자금 특검을 준비해야할 때’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또 회견에서 △권력형 비리사건을 전담할 특별수사검찰청 설치 추진 △총선 공정 관리를 위한 내각 총사퇴 후 중립내각 구성 등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이 대선자금 특검에 찬성하고 있는 데다 노 대통령도 특검 수용 의사를 밝힌 만큼 한나라당이 특검 추진에 나설 경우 여야 대선자금 특검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이재오(李在五) 사무총장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현재까지 드러난 노 대통령의 불법 대선자금 규모는 언론 보도를 근거로 할 때 145억원 가까이 된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노 캠프의 불법 대선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 1이 넘는 것으로 드러나면 노 대통령은 즉각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청원(徐淸源) 전 대표 등 지난해 대선 당시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조찬 모임을 갖고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가 책임을 지기 위해 검찰에 출두한 만큼 노 대통령의 불법대선자금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전 대표는 모임 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전 총재가 검찰에 출두하는 상황까지 온 데 대해 지난해 대선 때 당 지도부도 무한책임을 느끼고 국민에게 사과한다”며 “현재 검찰 수사는 패자(敗者)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만큼 검찰은 대선자금 수사를 공정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중위(金重緯) 서울 강동갑 지구당위원장 등 한나라당 서울지역 원외지구당 위원장 10여명은 이날 불법 대선자금에 대한 대국민 사과의 일환으로 중앙당사와 연수원의 국가 헌납을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이날 조찬 모임엔 서 전 대표를 포함해 박희태(朴熺太) 전 대표, 하순봉(河舜鳳) 김진재(金鎭載) 전 최고위원, 신경식(辛卿植) 전 대선기획단장 등이 참석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