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류(鳥類)독감'이 발생한 충북 음성군의 닭 사육농장 인근 오리 농장에서 기르던 오리도 조류독감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류독감이 사람에게도 해로운 '홍콩 조류독감'과 같은 바이러스인 것으로 확인된 상태에서 감염지역 및 대상이 이처럼 확대됨에 따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농림부는 조류독감이 처음 확인된 닭 사육농장에서 2.5㎞ 떨어진 음성군 삼성면에 있는 한 오리농장에서도 '고(高)병원성 조류독감'에 감염된 오리가 발견됐다고 1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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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엔 감염안되나" 뒤숭숭
김창섭(金昌燮) 농림부 가축방역과장은 "홍콩 조류독감과 같은 유형의 바이러스(A/H5N1)
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고병원성인 만큼 같은 유형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오리는 닭과 달리 조류독감에 걸리더라도 산란율이 떨어지는 것 외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며 "하지만 조류독감을 닭이나 거위 등 다른 조류에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추가 발생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이 농장에서 기르던 오리 3300마리를 모두 도살하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농림부는 이달 12일 조류독감 발생이 처음 확인된 닭 사육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3㎞안에 있는 축산 농장에 있는 닭이나 오리들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채혈(採血) 검사를 진행해왔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이날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 주재로 보건복지부, 농림부 등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어 이번 조류독감이 청둥오리 등 철새를 통해 옮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충남 서산시 천수만 등 철새 도래지에 대한 긴급 조사와 분비물 수거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또 조류독감 확산 방지와 축산물 수출 중단에 따른 소비 및 가격 안정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국무조정실에 관련 부처 국장들로 구성된 대책반을 설치했다.
복지부도 조류독감이 먼저 발생한 닭 사육농장 종사자와 인근 지역 주민 등 감염 가능성이 있는 229명을 대상으로 27일까지 조류독감 증상이 나타나는지를 점검하기로 했다.
복지부 산하 국립보건원 전병률(全柄律) 방역과장은 "이들을 진찰한 결과 일부에게서 단순한 감기증상이 나타났을 뿐 조류독감 감염을 의심할만한 증세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며 "현재로선 이번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