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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피플]"생존자 만났더니 눈물만…" '실미도' 설경구

입력 | 2003-12-16 18:44:00

배우 설경구는 ‘실미도’에서 ‘살인병기’로 길러졌다가 조국에 의해 배신당하는 북파 공작원 ‘인찬’역으로 출연한다. 그는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역사에서 지워진 사건을 고발한다는 느낌도 있었고 이런 기막힌 사연을 몰랐다는 자책감도 깔려 있었다”고 말했다. 박영대기자


“정치가는 정치를 잘 하고, 군인은 군인의 몫을 해내고, 연기자는 연기자의 길을 잘 가면 되는 것 아닙니까.”

24일 개봉하는 영화 ‘실미도’의 설경구(35). 그는 15일 인터뷰가 끝날 무렵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극중 최재현 준위(안성기)의 대사를 빌려 자신의 연기관을 표현했다.

연기자의 길? 선승(禪僧)의 화두처럼 애매하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말이다. 하지만 그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말들은 뭐든 거짓이 아닌 ‘참’으로 들리게 하는 묘한 설득력이 있다. 구체적 설명은 없다.

1996년 영화 데뷔작 ‘꽃잎’을 시작으로 첫 주연을 맡은 ‘송어’, 설경구의 존재를 알린 ‘박하사탕’(1999년),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오아시스’와 대중 곁으로 다가선 ‘공공의 적’ ‘광복절 특사’(이상 2002년)에 이르기까지. 그의 분신과도 같은 영화들이 그가 말하는 길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줄 뿐이다.

●가장 무서웠던건 감독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