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실토한 정보의 신빙성을 평가절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타임스는 15일 “후세인을 신문하고 있는 정보관계자들은 그가 말한 내용의 상당 부분을 ‘에누리’해서 듣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미군은 후세인의 자백과 보유 서류를 통해 후세인 정권의 중요 인물 2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의 한 관리는 “우리는 아주 많은 주제에 대한 (그의) 답변이 필요하다”며 “(그가) 대꾸를 한다는 점에서는 고분고분하지만 유용한 말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리들은 후세인의 진술 범위가 과거 이라크 정부로 극히 한정돼 있다며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말하지 않을 권리를 부여하고 있는) 미국 헌법 수정 제5조를 그가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6일 기자회견에서 ‘후세인과 협상할 여지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나는 후세인을 신뢰하지 않으며 그가 진실을 말한다고 믿지 않는다. 체포됐다고 해서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해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조사관들은 후세인이 지쳐 있을 때를 이용해 신문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가 원기를 회복하면 솔직한 진술을 듣기까지 수 개월이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