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들의 직원 채용관행이 경력자 중심으로 바뀌면서 청년층(15∼29세) 실업문제가 한층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노동부에 따르면 30대 대기업과 공기업, 금융기관 등 주요 기업의 경력직 채용비중은 외환위기가 시작된 1997년 40.7%였으나 지난해에는 81.8%로 크게 높아졌다.
10명의 직원을 뽑는다면 8명은 곧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숙련자를 선발하기 때문에 노동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층은 2명밖에 취업기회를 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외환위기 이후 계속된 인력 감축으로 주요 기업의 일자리도 크게 줄어 청년실업을 가속화했다.
주요 기업들은 97년 21만8000명의 직원을 새로 뽑았으나 지난해에는 16만6000명을 신규 채용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주요 기업의 취업자는 97년 말 157만3000명에서 작년 말 124만7000명으로 20.7% 감소했다.
노동부는 “대기업의 일자리 자체가 감소한 데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기업들의 채용관행, 좀처럼 ‘눈높이’를 낮추지 않는 청년층 구직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청년실업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