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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잠재성장률 4%대 추락"…2009년 구조적 저성장 경고

입력 | 2003-12-17 17:49:00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인구고령화 등이 진행될 경우 2009년경부터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3.8%로 떨어지는 등 구조적 저(低)성장 상태에 빠져들 수 있다고 한국은행이 경고했다.

또 현재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정부나 한은이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5%대보다 낮은 4.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공식 보고서를 통해 잠재성장률이 5% 밑으로 떨어졌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 산하 금융경제연구원은 16일 ‘한국경제의 장기 성장기반 확충을 위한 과제-구조적 저성장 진입 가능성과 대응방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잠재적 성장기반 저해요인들이 해소되지 않고 투자율과 경제활동 참가율 등이 현 수준에서 정체되면 2004∼2008년 4.1%, 2009∼2013년 3.8%로 잠재성장률이 하락, 2004∼2013년까지 10년간 평균 3.9%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투자율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면 2004∼2008년 5.3%, 2009∼2013년 5.5%로 2004∼2013년까지 평균 5.4%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2000∼2003년의 잠재성장률은 4.8%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2020년부터는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본격적인 3%대 성장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보고서는 한국경제의 성장기반을 해치고 있는 원인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상실 △인구고령화와 출산율 저하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교육투자 △기업가정신과 노동윤리의 쇠퇴 △고임금과 기업이익률 저하 △가계부채 급증과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자산 디플레이션 위험 등을 꼽았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투자 확대 △교육 금융 등 각 분야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제도개혁 △출산장려금 등 적극적 출산장려정책 △노사관계 안정과 노동시장의 유연화 △가계부채 문제 조기해소와 국민경제교육 강화 등이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함정호(咸貞鎬) 금융경제연구원장은 “한국경제는 현재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으며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경제의 중장기적 위험요인들을 제거해 성장 동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잠재성장률 ▼

인플레이션 없이 한 나라가 달성할 수 있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의 최고치. 만약 잠재성장률을 4% 미만으로 추정한다면 사실상 4% 이상의 실질 경제성장이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