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각 구(군)청이 열악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최근 자체 문화예술회관을 잇따라 건립하고 있어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7일 울산시에 따르면 5개 구(군)청 가운데 북구와 남구 울주군이 자체 문화예술회관을 개관했거나 건립을 추진 중이다. 중구와 동구는 아직 건립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
북구는 55억원을 들여 구청 앞인 연암동에 공연장(482석)과 전시실 등을 갖춘 북구문화예술회관을 7월 개관했다.
남구는 야음1동 185의3 일원 3000여평에 2005년 12월까지 7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연면적 1000여평) 규모의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키로 하고 현재 부지 정지작업을 하고 있다.
울주군도 범서읍 천상리 289 일원 2300여평에 2006년 12월까지 81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1200평) 규모의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키로 하고 내년 상반기 중 착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울산에는 1995년 10월 남구 달동에 개관한 울산문화예술회관이 있어 사회단체와 지방의회는 굳이 구(군)청이 수십억원을 들여 자체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할 필요가 없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울산문화예술회관에는 대공연장(1484석)과 소공연장(472석), 야외공연장(650석) 등 공연장 3개와 실내 전시실 4개(76∼131평) 등을 갖추고 있어 울산지역의 공연과 전시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
올 한 해 동안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이뤄진 공연은 79회, 전시는 108건으로 공연장과 전시실을 사용하지 않는 기간이 상당히 많았다. 내년 상반기에도 공연 31건과 전시 23건이 예정돼 있다.
특히 북구문화예술회관의 경우 개관 이후 지금까지 이뤄진 37건의 공연 가운데 전문예술인 공연은 10건에 불과하고 27건은 구청 강당 등에서도 열릴 수 있는 유치원생들의 학예발표회였다.
현재 자체 문화예술회관을 보유하고 있거나 건립계획인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구(군)청 자체예산÷전체 예산)는 북구 32.0%, 남구 56.4%, 울주군 46.4% 등이다.
울산 경실련 김창선(金昌宣) 사무국장은 “구(군)청 문화예술회관과 울산문화예술회관이 상호보완적으로 운영되면 문제가 없지만 단체장의 치적홍보를 위해 건립되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