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의 차세대 여객기 A380의 부품을 실어 나를 바퀴 96개짜리 초대형 트럭. 지난달 도로주행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모형부품을 싣고 프랑스 툴루즈의 조립공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 에어버스
인류가 첫 비행에 성공한 지 100년이 지난 현재 만들고 있는 가장 큰 비행기는 A380. 유럽 국가들의 합자기업 에어버스가 2005년 시험비행에 나설 기종으로 승객 800명을 태울 수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 ‘거인 비행기’의 부품들이 워낙 커 조립공장까지 운반하는 일 자체가 난관의 연속이라고 16일 전했다. A380은 날개 길이가 축구장 절반 정도에, 높이는 4층 빌딩 정도. 큰 부품은 무게가 100t이 넘는다.
에어버스는 지금까지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의 16개 공장에서 부품을 만든 뒤 화물기로 프랑스 툴루즈의 조립공장으로 수송해 왔다. 그러나 A380 조립을 위해서는 화물기를 포기한 채 프랑스 보르도 항구로 부품을 보낸 뒤 대형 바지선과 초대형 트럭에 차례차례 태워서 툴루즈로 보내게 된다.
보르도를 지나는 가론 강의 수면이 높기 때문에 나폴레옹 시대에 만들어진 피에르 다리를 통과하려면 바지선 아랫부분이 1m가량 더 물속에 가라앉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후 육지로 올려진 부품은 바퀴 96개짜리 트럭 6대에 실려 밤 동안에만 시속 19km의 속도로 툴루즈까지 256km의 신작로를 3일 동안 옮겨 간다. 경찰차와 보안 차량들이 따라붙기 때문에 행렬은 약 2km에 이른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지난달 실제와 크기가 같은 모조부품을 싣고 행렬이 나아가면서 방해가 되는 교통표지판을 옮겼다”며 “어떤 부품은 워낙 커 공룡의 유골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에어버스 직원들은 내년 봄부터 조립이 시작되는 A380이 (쿠푸왕 피라미드, 바빌론 공중정원 등과 같이) ‘세계 여덟번째 불가사의’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