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17일 공개한 이라크 추가 파병 후보지는 키르쿠크를 포함한 북부지역 3곳과 서희, 제마부대가 주둔 중인 남부 나시리야 등 모두 4곳이다.
조영길(曺永吉) 국방장관은 “파병 후보지는 장병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결정됐다”면서 “대미 협의를 통해 파병 지역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파병 후보지로 최대의 유전지역인 키르쿠크를 ‘0순위’로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300km 떨어진 키르쿠크는 인구 95만명에 면적은 경기도 정도로 이라크 전체 석유의 40%가 이곳에 매장돼 있다.
각종 도로와 철도망이 잘 발달돼 있어 파병 부대의 임무 수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주민 중 다수를 차지하는 쿠르드족은 사담 후세인 정권을 축출한 미군 등 동맹군에 대해 우호적이다. 이들은 이곳을 방문한 한국 현지조사단에 한국군의 주둔을 희망하기도 했다.
또 저항세력에 의한 각종 테러가 빈발한 ‘수니 삼각지대’보다 치안상태가 다소 나은 점도 유력 후보지로 떠 오른 배경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슬람 과격단체의 테러 위협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점은 부담스럽다.
키르쿠크 다음의 파병 후보지로는 북부 중소도시인 탈아파르와 카야라가 꼽히고 있다. 인구 35만명의 탈아파르는 현재 미 101공중강습사단이 담당하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치안상태가 나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슬람교도 외에 기독교도도 거주하고 있어 비교적 개방적이고 쿠르드족 민주주의당 등 동맹군 동조세력도 다수 포진해 있다. 현재 전기는 파괴되기 전의 65%, 급수는 80% 수준까지 복구된 상태.
그러나 쿠웨이트와 1000km 이상 떨어져 있고 비포장 도로망 및 사막지형으로 인해 부대의 지휘통제 및 보급 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87만명에 면적이 충청도 정도인 카야라는 후세인 추종세력의 저항이 거의 없어 안전 면에선 유리하지만 역시 비포장도로 및 사막지형이 문제다. 또 파병 후보지 중 면적이 가장 넓어 파병부대의 작전 반경이 지나치게 확장될 수 있다는 부담도 지적되고 있다.
군 당국은 북부지역 주둔이 여의치 않을 경우 서희, 제마부대가 주둔 중인 남부 나시리야도 후보지로 고려 중이다. 면적이 전라남도 정도에 인구가 125만명인 나시리야는 미 애더 공군기지가 위치해 주둔 여건이 유리하고 도로 및 철도망도 잘 발달돼 있다.
또 현지 주민들이 한국군에 우호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지역적 중요성이 낮고 현지 테러 세력의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 등을 감안할 때 파병지로 낙점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