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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수출-물가 '맑음' 내수-고용 '흐림'…성장률 5%대 전망

입력 | 2003-12-18 17:54:00


“내년에는 경제가 다소 회복되고 물가도 안정되겠으나 청년실업 등 고용문제는 올해보다 나아질 것 같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8일 내놓은 ‘2004년 경제전망’을 비롯해 최근 국내 경제전망기관들이 밝힌 내년 경제전망 보고서의 주요 내용이다.

이들 연구기관은 대체로 한국경제가 내년에는 바닥에서 벗어나 경제성장률이 5%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우리 경제를 짓누른 국내 소비와 설비투자 부진도 다소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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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정책 투자활성화에 초점"

2003년 및 2004년 경제전망 2003년2004년경제성장률2.7%5.3%민간소비 증가율-1.1%4.5%설비투자 증가율-1.3%9.8%수출 증가율14.8%11.8%경상수지 흑자액112억달러74억달러소비자물가 상승률3.5%2.8%자료:한국개발연구원(KDI)

하지만 내년에도 여전히 수출이 경기회복을 주도할 것으로 보여 국민이 ‘경제가 좋아졌다’고 피부로 느끼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고용문제는 내년에도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내년 경제, 바닥에서 벗어날 듯=KDI는 올해 4·4분기(10∼12월) 성장률을 3.1%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연평균 성장률은 2.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5% 안팎으로 꼽히는 잠재성장률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 이에 따라 현 정부의 출범 첫 해 경제성적표는 ‘낙제점’이란 비판을 면키 어렵다.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에는 한국경제가 올해보다 다소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5.3%)를 비롯해 한국은행(5.2%) 한국금융연구원(5.8%) LG경제연구원(5.1%)은 모두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5%대로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9월에 4.3%로 예상했다.

▽체감(體感)경기 회복은 글쎄=올해 마이너스 행진을 거듭했던 소비와 설비투자 증가율은 내년에는 플러스로 돌아설 전망이다. KDI는 민간소비가 상반기에 3.4%, 하반기에 5.6% 증가해 연간 4.5%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도 상반기에 4.9%, 하반기에 15.2% 늘어나 연평균으로는 9.8%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증가율은 극도로 침체했던 올해 실적과 대비한 수치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실업률도 내년 상반기에는 올해 연평균 실업률인 3.4%보다 높은 3.7%까지 올라 상당한 어려움을 겪다가 하반기에는 다소 떨어져 3.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홍순영(洪淳英)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내년에도 수출-내수, 전통제조업-첨단산업 등의 양극화가 계속되고 경기가 수치적으로 회복되더라도 올해의 침체에서 반등하는 의미가 커 국민이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 확대는 신중해야=KDI는 최근 재정경제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내년에 재정지출을 3조원 더 늘리려는 움직임에 대해 “효과도 없는 불필요한 정책”이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고영선(高英先) KDI 연구위원은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보더라도 재정지출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아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았다”며 “경기침체의 근본원인인 제도 관행 의식을 고쳐야지, 재정지출 확대는 별 의미가 없는 경기부양책”이라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