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이 발생한 충북 음성군 삼성면 일대 닭과 오리에 대한 매립 및 방역작업이 감염을 우려한 공무원 등의 현장투입 기피로 차질을 빚고 있다.
18일 음성군에 따르면 조류독감이 첫 발생한 삼성면 청룡리 양계장 반경 3km 이내(위험지역)에 있는 닭과 오리 20만여 마리를 도살해 매립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조류독감에 감염되면 위험하다’는 인식이 퍼져 작업인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은 12일부터 공무원을 동원해 방역에 나섰지만 많은 공무원이 ‘몸이 아프다’는 등의 이유로 작업을 꺼려 일일 평균 작업인원이 30여명에 그쳤다.
방역 및 매립작업이 늦어지자 군은 18일부터 군청 각 실과 면사무소가 의무적으로 작업 인원 3, 4명을 차출토록 하고 6급 이상 간부급 공무원을 동원하고 있지만 필요한 인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음성군은 인근 군부대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군은 ‘인체 감염의 위험이 없다고 확인되지 않는 한 매몰 현장에 병력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통제초소에만 50여명의 병력을 파견했다.
군 관계자는 “20일까지 닭과 오리를 도살해 매립하고 방역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사나흘 정도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고건(高建)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열고 현재 군 통제초소8개를 15개로 늘리고 위험지역 안에 있는 닭과 오리를 매립하는 작업에 필요한 군 병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투입되는 병력에 독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하고 보호장구를 착용시키며 사전 예방교육을 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도살한 닭과 오리에 대해 시가보상 계획을 세웠지만 해당 사육농가들은 “조류독감 발생 후 육계 가격이 kg당 1000∼1100원에서 500∼600원으로 떨어졌는데 이를 기준으로 보상받을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지금까지 질병 등에 따른 닭의 보상가를 도살 처분된 시점을 기준으로 책정했다”면서 “오리에 대한 보상은 지금까지 이뤄진 적이 없어 공무원과 수의사 등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보상기준을 심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음성=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