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를 했을 때보다 훨씬 기분이 좋습니다.”
희수(喜壽·77세)를 앞둔 대구의 한 노 기업인이 희수연 경비에 사재를 보탠 1억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선뜻 내놓아 세밑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대구에 본사를 둔 ㈜금복주 김홍식(金泓殖·76·사진) 회장이 화제의 주인공.
김 회장은 최근 사석에서 가족들과 회사 관계자들이 ‘내년으로 다가온 희수연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잔치 비용에 사재를 더 보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에게 나눠 주기로 결심했다.
“내년에 제가 희수를 맞게 되자 가족들이 회사직원들이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잔치를 준비 하겠다고 해요. 쓸 데 없는 짓 하지 말고 그 돈으로 불우이웃이나 돕자고 했지요.”
김 회장은 대구 경북지역 사회복지 시설 34군데를 선정해, 100만∼300만원씩 성금을 나눠 줬다.
17일 낮 대구 달서구 장동 회사 식당으로 복지시설 대표를 초청, 식사를 함께 하며 일일이 후원금을 손에 쥐어 준 그는 “우리 회사가 이 만큼 성장한 것은 지역 주민들의 아낌 없는 사랑과 성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비록 액수는 많지 않지만 의미 있고 소중하게 쓰여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회사에서 열리는 임원 회의에 참석하는 그는 “착한 일은 아무도 모르게 해야 하는 데 소문이 난 것 같아 부끄럽다”고 말했다.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금복문화재단의 운영과 관련, 그는“장학사업과 문화예술지원 사업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재단기금을 앞으로 100억원까지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