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만났다.’
20일 개막하는 KT&G V투어2004 개막전 주인공은 무적 삼성화재와 2년 만에 실업무대에 복귀해 반란을 꿈꾸는 LG화재.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까지 대회 7연패를 이룩한 명실상부한 실업 최강. 반면 LG화재는 창단 이후 준우승만 5차례나 차지하며 번번이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다. 제재를 무릅쓰고 이경수를 자유계약으로 선발했던 것도 우승에 대한 절박함이 그만큼 컸기 때문.
이경수 파동으로 지난 시즌 대회에 불참했던 LG화재는 올 11월 한국실업배구대제전 준결승에서 이경수를 앞세워 삼성화재를 제압했다.
▽차포 뗀 개막전=빅게임답지 않게 개막전에 나서는 두 팀은 모두 정상 전력이 아니다. 삼성화재는 주포 신진식이 부상으로 뛰지 못한다. LG화재도 군에 입대했던 이경수가 개막 당일 가세해 출전하지 못한다.
올봄 어깨 수술 이후 지속적인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신진식은 4차 투어쯤에나 코트에 나설 전망. 최악의 경우 올 시즌을 벤치에서 보내야 할지도 모를 만큼 상태가 좋지 않다. 이경수도 한 달간의 군사훈련으로 1차 투어 출전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신진식의 공백을 실업 2년차 이형두로 대체하고 LG화재는 손석범을 내세운다.
▽지나친 승부욕은 패배의 지름길=동종업계의 맞수라는 자존심 대결까지 겹치며 두 팀의 대결은 언제나 불꽃을 튀겼다. 그래서인지 노진수 LG화재 감독은 결전을 앞두고 “라이벌의식이 지나치면 선수들이 심리적 안정을 해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여유’를 강조했다.
노 감독은 삼성화재에 비해 높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타점 높은 서브와 양 사이드 공략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것.
이에 ‘코트의 제갈공명’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특유의 조직력으로 맞불을 놓는다는 작전. 풍부한 우승경험에다 탄탄한 수비로 흐름을 길게 가져가면 기복이 심한 LG화재가 제풀에 와해될 수 있다는 것. 신 감독은 또 “선발 출장이 불가능한 김세진과 신진식 대신 투입되는 장병철과 이형두의 컨디션이 좋아 공격력에서도 밀릴 것이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대회 4연패의 현대건설이 올 시즌 최대 다크호스 도로공사와 일전을 치른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