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12명이 숨진 경북 청도군 팽이버섯 공장은 160명이 일하는 대규모 시설이지만 건축법상 ‘동식물관련시설’로 분류돼 소방관리가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법에 따르면 ‘동식물관련시설’은 소방서의 화재예방검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소방서는 공장에 대해 2년마다 화재예방검사를 하지만 ‘동식물관련시설’은 화재진압을 위한 위치 등을 파악하기 위해 3년마다 실시하는 경계방호 대상일 뿐이다.
불이 난 공장은 연면적이 1만m²가량이지만 600m² 이상이면 소방예방검사를 받아야 하는 창고보다 소방관리가 허술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불이 처음 발생했을 때 인부가 휴대용 소화기로 불을 끄려했으나 소화기가 작동하지 않았다.
농어촌지역에 산재해 많은 인원이 작업하는 사실상 공장인 ‘동식물관련시설’에 대한 화재예방활동을 강화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 같은 참사는 언제든지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북도소방본부 방호구조과 관계자는 “동식물관련시설이라도 실질적인 공장일 경우 스티로폼이나 우레탄처럼 불이 잘 붙는 물질을 사용하면 위험하다”면서 “건축허가시 화재예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지방경찰청은 산소용접을 하다 불을 낸 김모씨(31)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19일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농장대표 양모씨(40)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김씨에게 용접작업을 시킨 이 농장 시설관리과장 김모씨(38)를 조사한 뒤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이날 사고현장에 남아 있는 시신 5구를 수습해 대구의료원으로 옮겼으며 나머지 시신은 20일 수습하기로 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