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썬앤문 게이트’와 관련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정면 공격하기 시작했다.
썬앤문 게이트의 검찰 수사가 ‘깃털’에만 매달리고 정작 사건의 ‘몸통’인 노 대통령은 비켜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재오(李在五) 사무총장은 19일 비상대책위 및 주요당직자 연석회의에서 “대통령 측근들까지 줄줄이 연루된 상황에서 썬앤문 게이트의 최종 종착점은 노 대통령”이라며 “이 사건은 김대중(金大中) 정권 말기 ‘이용호 게이트’의 재판(再版)”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이어 “노 대통령은 썬앤문그룹 문병욱(文丙旭) 회장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했을 뿐만 아니라 썬앤문의 고문변호사를 지냈으며 손영래(孫永來) 당시 국세청장에게는 감세 청탁까지 한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당 대변인실도 이날 ‘노 대통령이 썬앤문 게이트의 몸통이라는 8대 의혹’이란 자료를 배포하며 파상 공세를 벌였다.
한나라당이 제기한 8대 의혹은 △노 대통령이 썬앤문의 감세 청탁을 위해 손 전 국세청장에게 전화한 의혹 △문 회장의 청와대 초청 배경 △문 회장이 1998년 4월 노 대통령이 경영에 관여했던 장수천의 서울 판매회사인 명수참물의 공동 대표가 된 이유 △노 대통령이 썬앤문 고문변호사를 맡았던 사실을 은폐한 이유 등이다.
홍준표(洪準杓) 전략기획위원장은 “검찰은 문 회장이 사업 확대 과정에서 세금을 덜 낼 수 있도록 뒤를 봐준 배후세력 규명에 애써 눈을 감고 있다”며 “문 회장이 여야 의원에게 같이 돈을 줬다는 식의 물타기 수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노 대통령이 18일 충북지역 언론 회견에서 문 회장에 대해 “오래전부터 잘 아는 사람이지만 제가 큰 도움을 받은 편도 아니다”라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송태영(宋泰永)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지금까지 대통령 측근들이 무더기로 문씨에게서 거액의 검은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며 “노 대통령이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어떻게 감히 큰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발뺌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