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 이노블-‘스피드 행정’ 경쟁에 나선 경기도 이야기
경기도의 최근 투자유치 노력을 취재하기 위해 손학규(孫鶴圭) 경기도 지사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요즘 손 지사의 화두는 ‘경제’였습니다. 보통 회의를 1시간 하면 50분은 경제 문제를 토론한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스피드’. 즉, ‘어떻게 하면 행정절차를 단축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답니다. 목표는 통상 걸렸던 시간의 3분의 1을 단축하자는 것. 즉 3년이 걸리는 공사는 2년으로, 6년이 걸리는 공사는 4년으로 단축하자는 것입니다.
최근 본보가 보도한 파주LCD단지도 비슷한 차원에서 스피드 행정을 실험했답니다. 공단 조성을 앞두고 조사를 해보니 모두 24단계의 행정절차를 거쳐야 공단 조성이 가능하다는 점을 발견했답니다.
그런데 군사시설보호구역 문제 해결만 하더라도 ‘국방부→합참→군사령부→사단→연대’ 계통을 따라 업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공단 조성에는 ‘24단계’보다 몇 배나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자신도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더군요.
그런데 공단 조성에는 행정절차만 필요한 게 아니라 전혀 상상도 못했던 문제들이 도처에서 출몰했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부지 내 분묘를 이장하거나 문화재 발굴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래서 손 지사는 직접 매일 전화를 걸어 챙겼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는 파주LCD공단 부지 내 묘지 연고자 파악 상황을 챙기기 위해 매일 파주시청에 전화를 걸었답니다.
기업지원과 관련된 사업에 대해서는 모두 추진일정표, 로드맵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고 하더군요.
손 지사 수첩의 내년도 달력에는 ‘2004년 11월 1일 오후3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진입로 준공식’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 때까지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공사를 마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