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활동적인 6세 남자 아이의 엄마입니다. 얼마 전에 아이가 어린이집 화장실에서 같은 반 여자아이의 성기를 손으로 찌르는 장난을 했습니다. 최근에만 두 번이나 같은 장난을 했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무얼 알고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이를 데려다 아동심리상담실에서 심리검사를 했는데 사회성이 약간 부족하다고 하는군요. 사회성이 부족해도 그런 장난을 칠 수 있나요. 아니면 다른 이유로 그럴 수도 있을 까요. 또 아이에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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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부족 등 열등감 탓…꾸중보다 이유 알아내야▼
A: 우선 엄마도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고 아이도 많이 혼났겠군요. 만일 아이가 정신이 바짝 들 정도로 혼나지 않았다면 다시 한 번 더 흘릴 눈물이 없을 때까지 혼내주세요. 아이에겐 재미였겠지만, 당한 아이는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입을 수도 있으니까요. 혼낸 뒤엔 반드시 아이가 왜 그랬는지 알아봐야 됩니다.
아이들은 이런 일로 들키게 되면 호기심 때문이라고 변명하지만 원인은 대부분 다른 곳에 있습니다. 사회성이 없다 해도 6세의 아이면 어떤 일이 아주 나쁜 것이라는 것은 아니까요.
이 또래의 아이들은 사실 성에 관심이 많지 않습니다. 아이들 앞에 놓인 세상은 성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것으로 가득하니까요. 아이가 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어떤 이유에선지 신나야 할 세상이 재미가 없거나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사회성이 없다는 심리평가 결과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이겠죠.
그 근본적인 원인은 편하지 못한 가족, 비난, 지나친 간섭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들 사이의 성폭력은 대부분의 경우 열등감 때문에 매사에 자신이 없거나 인정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자신보다 약한 아이들 위에 군림하고 못살게 구는 과정에서 나타나곤 합니다.
한편 아이의 마음을 읽으시려면 먼저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셔야 합니다. 지나친 매나 꾸중보다는 아이에게 어른을 내 편이라고 여기게 만들었을 때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말합니다.
그래서 무엇 때문에 속이 상했었는지, 열등감을 느끼게 되었는지를 알아내고 그 이유를 제거해야 합니다.
너무 활동적이어서 야단을 많이 맞았다면 야단을 줄이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아가 아닌지 검사를 해보셔야 합니다.
만일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못 연다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김창기 소아신경정신과 원장
※평소 아이에게 나타나는 증세나 질병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e메일(health@donga.com) 또는 팩스(02-2020-1259)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