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기업들이 콜센터와 같은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를 잇달아 인도 등으로 옮기면서 ‘제조업 공동화’에 이어 ‘서비스업 공동화’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의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중국이 저렴한 인건비를 무기로 전 세계 공장을 유치해갔다면, 인도는 ‘영어 구사가 가능한 고급 인력’을 무기로 서비스업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로 가는 글로벌 기업=컨설팅 업체인 포레스터는 지난해 “서비스업의 해외이전이 급격히 진행되면서 2015년까지 미국에서 33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제너럴일렉트릭(GE)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상당수 미국 기업이 고객 상담 등 단순 업무는 이미 인도로 옮겼다.
초기에 인도 영어 특유의 억양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고객들이 많았으나, 발음교정 등 끊임없는 ‘품질 개선’이 이뤄지면서 고객들의 불만도 줄어들었다. 인도에서는 매년 대졸자가 200만명 정도 배출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80%가 영어를 구사한다.
최근에도 영국의 HSBC그룹이 4000개의 일자리를 영국에서 인도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독일의 루프트한자 항공도 올해 독일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에 기업 회계 관련 부서를 옮겼다.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일랜드 필리핀 등 영어가 가능하면서도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가 인기 국가. 유럽 기업들은 인건비가 저렴하고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폴란드와 체코 등도 선호한다.
▽일자리 축소를 걱정하는 선진국=아직까지도 아웃소싱 업무의 해외 비중은 낮은 편. 미국의 경우 전체 아웃소싱에서 해외 비중은 3∼4%에 불과하다. 그러나 해외 비중이 급격히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서비스업의 해외이전 가속화→서비스업 공동화(空洞化)→일자리 축소→고(高)실업’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반감이 커지면서 미국 뉴저지주는 최근 사회복지 관련 상담업무를 당초 인도 회사에 아웃소싱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가 이를 취소했다. 인디애나주도 인도의 정보통신(IT) 아웃소싱 회사와 맺었던 1500만 달러 계약을 해지했다.
▽인도 콜센터 직원들의 경쟁자는 기계?=정부 차원에서 아무리 노력을 해도 효율성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해외이전 추세를 막을 수는 없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한다.
해당 기업으로서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콜센터 등을 유치한 국가도 고용창출과 함께 세수(稅收) 증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윈윈(win-win) 관계인 셈이다. 그러나 기술발전이 이 같은 서비스직종 해외이전의 가장 큰 적으로 떠오를 전망. 음성인식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단순한 고객 상담 업무는 기계가 사람을 대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도의 콜센터 직원이 기계와 경쟁하는 시대도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업 해외 이전의 윈윈 효과 (단위:달러)미국인도투자자 및 소비자 편익0.58근로 소득0.10관련 장비 인도 수출0.05인도에 유보된 순익0.10미국에 송금된 인도법인 순익 0.042차 하청업체 수입0.09기존 근로자의 재고용에 따른 부가가치0.45∼0.47중앙정부 세수0.03지방정부 세수0.01총 편익1.12∼1.14총 편익0.33*미국 기업이 인도에 서비스업을 옮길 때 투자한 비용 1달러당 편익.
자료:이코노미스트
공종식기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