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여성의 자살폭탄테러 공격,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에도 테러 공격….
연말연시 연휴 기간에 미국 대도시들에 일련의 테러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첩보가 폭주하고 있다.
ABC방송은 19일 익명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국토안보부, 중앙정보국(CIA), 검찰과 경찰이 최근 갑자기 쏟아져 들어오는 테러 공격 첩보를 분석하느라 눈코 뜰 새 없다”고 보도했다.
테러 관련 부처들은 17일부터 크고 작은 회의들을 잇달아 열고 있다. 뉴욕시 당국은 약 50만명의 인파가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에 몰릴 31일 밤을 비롯해 연말연시 연휴 기간에 시내의 맨홀 뚜껑을 밀봉하고 우체통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또 공연 관람자에게는 배낭을 갖고 오지 않도록 하는 등 치안계획을 마련했다.
첩보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당국은 테러 경계 단계를 ‘오렌지’ 상태로 올려야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오렌지 상태는 ‘테러공격 가능성이 높아 연방 주 지방 군경당국이 공동대처해야 하며 필요에 따라 대중행사를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는’ 단계. 5단계의 테러 대비 태세 가운데 ‘그린’ ‘블루’ ‘옐로’보다 높으며 테러공격이 임박하거나 진행 중인 ‘레드’의 직전 단계다.
테러 관련 첩보는 주로 통신감청, 구금 중인 테러 용의자를 통해 입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시를 겨냥한 테러 첩보는 특히 여성 자살폭파범에 의해 저질러진다는 내용. 그러나 공격 대상물이나 시기는 구체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을 대상으로 한 테러 첩보도 내용은 모호한 상태.
그러나 미 당국은 이런 첩보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체포하는 과정에서도 ‘흘려버릴 수 있는’ 첩보를 간과하지 않고 추적한 끝에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일부 첩보는 인터넷 채팅을 통해 수집되고 있으며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국가에서 확보한 극비정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안보부와 정보 당국은 22일 회의를 열어 폭주하는 테러 첩보를 종합 평가하기로 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테러 공격을 암시하는 첩보가 급증하는 것 자체가 우려 대상”이라며 “국토안보부는 최근 몇 주간 각 주의 검경 당국에 여러 차례 긴급 통지를 보내 인파가 몰리는 연휴를 앞두고 경계를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