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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만화가 이향우 "백수들의 삶 담담히 그렸죠"

입력 | 2003-12-22 18:26:00


뽀글뽀글 머리에 금붕어 같은 눈, 빼빼 마른 몸에 꽃무늬를 좋아하는 ‘우주인’이 돌아왔다.

만화가 이향우씨(34·사진)가 1999년 발간한 ‘우주인’을 전면 컬러로 새롭게 펴낸 것. 22일부터 내년 1월10일까지 서울 마포구 홍익대 쌈지회관에서는 책 발간 기념 개인전 ‘비틀비틀 클럽파티’도 열린다.

‘우주인’의 등장인물은 스스로 우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여자 주인공과 그의 애완견 ‘눈탱’, 애완고양이 ‘두둥’, 그리고 늘 비틀거리며 다니는 백수 친구들이다. ‘오장육부는 뜨거운데 마음이 차가운’ 여자 주인공은 냉소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세상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도 않은 채 그저 살아갈 뿐이다. 백수들의 먹고 놀고 생활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의 작품은 어떤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기보다 독자들의 공감을 유발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마치 종이인형같은 ‘우주인’ 캐릭터는 ‘순정’과 ‘명랑’ 만화의 캐릭터를 섞어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사진제공 길찾기

1992년 데뷔했으니 벌써 ‘12년차 만화가’지만 그의 작품집은 ‘One Thousand Miles’ ‘은복이’ ‘우주인’ 등 달랑 세 권에 불과하다. 그는 “할 일 많은 백수여서 만화 그릴 틈이 없다”고 농담처럼 말한다.

하지만 올해는 그답지 않게 바쁘게 보낸 한 해였다. 1월 프랑스 앙굴렘에서 열린 국제만화페스티벌 한국만화특별전에 초청작가로 참여해 ‘구름 속의 작은 식당’이라는 전시회를 열었다. 8월 LG동아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는 ‘카페, 만화가 있는 작은 화장실’이란 특별전을 가졌다. 최근 개인 홈페이지 ‘소행성에서 놀자’(uzuin.com)도 열어 만화일기를 싣고 있다.

이번에 마련된 책 발간 기념전에서는 3차원 설치미술과 2차원 만화의 결합을 시도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비틀비틀 클럽’에서 송년회를 벌인다. 캐릭터들은 종이인형으로 만들어졌고 공간은 입체적으로 구성됐다. 또 그의 소장품인 인형과 장난감 소품을 등장시켜 관람객이 만화 속 세계에서 흥겨운 송년회를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씨는 “재미있는 파티로서의 전시회를 구상했다”고 말했다. 02-3142-8571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