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역에서 최근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36%를 ‘떴다방’(이동식 부동산 중개업소) 업자들이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지검 수사과(과장 장병성·張炳晟)는 23일 주택청약통장을 사들여 아파트를 불법 분양받은 뒤 웃돈(프리미엄)을 붙여 팔아 가구당 1000만∼6000만원의 차익을 챙긴 떴다방 업자 김모씨(34·부동산 중개사·경기 수원시 장안구 신풍동) 등 10명을 주택건설촉진법과 부동산중개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이들에게 주택청약통장을 판 유모씨(36·여·경북 의성군 다인면) 등 6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김씨는 아파트 전매가 금지된 지역의 주택청약통장 14개를 300만∼500만원씩에 사들인 뒤 주택청약통장 가입자를 울산 북구 양정동으로 위장 전입시켜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 8가구를 이들의 명의로 불법 분양받은 혐의다.
검찰은 김씨 등 떴다방 업자들이 위장전입지를 알선한 사람에게 20만∼30만원씩, 위장전입지를 제공한 사람에게 10만원씩의 사례비를 줬다고 밝혔다.
검찰은 울산이 지난달 18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기 이전인 9, 10월 울산에서 분양됐던 대우 푸르지오(892가구)와 롯데 인벤스가 아파트(298가구)의 36%인 430가구를 떴다방 업자들이 분양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가구당 평균 1500만원의 웃돈을 붙여 64억여원의 전매차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떴다방 업자들이 861가구를 분양 신청해 430가구를 분양받아 일반 분양신청자들에 비해 당첨률이 높았던 점에 주목하고 분양 대행사 직원과의 담합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불법 분양된 아파트 현황을 울산시에 통보하기로 했다.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은 불법 분양된 아파트에 대해 분양 무효처분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