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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몰수 게임 파문이후, 판정도… 항의도…“조심”

입력 | 2003-12-25 18:12:00


“앞으로 잘해 봅시다.”

삼성 김동광 감독과 SK 이상윤 감독은 25일 잠실 경기에 앞서 심판진과 악수를 했다.

몰수 게임 파문 이후 10개 팀 감독들이 이날부터 시작한 ‘의식’이었다. 코칭스태프는 지나친 항의를 자제하겠다는 선언이었고 심판진 역시 공정하고 원활한 판정을 약속하는 자리.

그래서인지 평소 다혈질로 유명한 김동광 감독이었지만 이날은 애매한 판정에도 ‘허허’ 웃고 넘어갈 때가 많았다. 선수들도 심판과의 신경전 없이 경기에만 전념했다.

삼성의 주장 서장훈은 “눈앞의 이익만 좇다 보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 이제부터라도 서로 살기 위해 한 발씩 물러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경기 주심을 맡은 이명호 심판은 “신인으로 돌아가 처음 경기를 진행하는 심정으로 나섰다”고 털어놨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체육관을 찾은 농구팬들은 오랜만에 매끄러운 경기 흐름과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에 박수를 보냈다. 삼성 팬 김주한씨(34)는 “농구 즐기러 왔다가 오히려 짜증나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한다. 이번 일이 프로농구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주에서 열린 TG삼보-SBS전에서도 목소리 크기로 소문난 전창진(TG삼보) 정덕화 감독(SBS)이 ‘순한 양’이 됐다.

정 감독은 “선수들에게 설사 (판정) 불이익을 받더라도 항의하지 말고 5반칙 퇴장을 당해도 관중에게 인사하고 물러나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SBS 구단은 20일 KCC전 경기 포기와 관련해 농구팬들에게 공식 사과하는 한편 27일과 다음 달 1일 홈게임의 입장료를 받지 않을 계획이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