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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지방자치단체는 '서울 중구'

입력 | 2003-12-28 15:02:00


주5일 근무제 도입의 확산으로 여가시간이 증대되고 국민의 문화적 욕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문화 관광 산업에 집중하고 있는 자치단체의 경쟁력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공공자치연구원(KPA)이 6~11월 전국 232개 지방자치단체(16개 광역시도 제외)를 대상으로 △경영자원 △경영활동 △경영성과를 분석 조사한 '2003년도 한국지방자치경쟁력(KLCI)'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한국 최고의 자치단체는 △기초시=경남 창원(1000점 만점에 605점) △기초군=경북 달성군(610점) △자치구=서울 중구(626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평균점수는 474점이었다.

▽경쟁력의 패러다임이 변한다=자치단체가 갖고 있는 문화 관광 자원과 첨단 기술 산업이 향후 자치단체 경쟁력의 주원천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도의 제주(5위) 서귀포시(10위), 전남 보성(5위) 곡성(6위) 영암군(7위)가 시군 부문에서 약진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특히 보성군이 특산물인 녹차를 지역특화산업으로 발전시킨 것이 단적인 예. 곳곳에 대규모 녹차밭을 조성하고 각종 녹차이벤트를 개발해 관광상품화했고, 율포 지역에 해수녹차탕을 만들어 주말에만 3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곡성군은 섬진강변의 못쓰는 철길 2km를 관광 열차코스로 만들어, 섬진강 해안을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1일 해변관광지'로 개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PA는 제조업의 국제적 경쟁력 약화와 함께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문화관광개발을 통한 자치단체들의 경쟁력 강화 전략는 앞으로 그 실효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인적자원, 지역정보화 기반 등이 높게 나타난 안양시가 시 부분 2위에 오른 것도 주목할 대목. 안양시는 첨단 기술 유치를 위해 각종 지원책을 펼친 결과 소규모 벤처업체들이 대거 입주했고, 이는 세수 증대와 지역특화로 이어졌다.

▽풍부한 재정력과 건전한 운영은 필수=전년도 5위에 머물렀던 창원시는 주민소득, 재정자립도 등 경제성과 부분에서 선전하며 시부문 1위에 올랐다.

구 단위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서울 중구과 강남구(2위), 종로구 역시 모두 압도적인 세수의 우위가 경쟁력의 기본 바탕이 됐다.

군 부문에서 1~3위를 차지한 대구 달성, 울산 울주, 부산 기장군은 행정 운용과 산업경영의 효율성이 큰 역할을 했다. 이는 자치단체장의 능력이 크게 기여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군포시(6위)와 화성시(8위)의 도약도 그런 맥락이다.

불과 2년전 시로 승격한 화성은 경영활동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계획적인 도시개발과 도로포장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집중, 주거 여건을 크게 향상시켜 살기좋은 도시로 급부상했다.

군포는 지난 98년부터 행정 혁신에 본격 착수한 뒤 최근 들어 주민 만족도가 전국 최상위권을 고수하고 있다. 문화센터가 거의 각 동마다 있고 각종 개설 프로그램에 대한 주민참여도가 대부분 100%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군포CI(이미지통합) 작업에도 착수했다.

이기헌 KPA 상무는 "조사 결과 자치단체장의 의지와 행정능력, 특색 있는 문화관광 상품과 관광지 개발, 매력적인 투자요건 조성이 지역의 경쟁력을 높일 3대 핵심 요인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