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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찔끔개각…코드보다 경륜 중시, 내각 안정에 무게

입력 | 2003-12-28 18:47:00


28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단행한 소폭 개각으로 현 내각은 ‘안정’ 색채가 더욱 짙어졌다.

이번에 임명된 오명(吳明) 과학기술부 장관이나 강동석(姜東錫) 건설교통부 장관, 김병일(金炳日) 기획예산처 장관은 모두 오랜 공직 경험을 갖춘 전문관료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번 개각을 포함해 현 정부 내각은 출범 이후 19개 부처 중 모두 8개 부처 장관이 바뀌었고 교체된 장관에는 대체로 경험과 경륜을 중시한 중량급 인사들이 기용돼 왔다. 23일 임명된 안병영(安秉永) 교육부총리나 10월 중순 입각한 장승우(張丞玗) 해양수산부 장관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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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장관의 수가 출범 초 1명에서 5명으로 늘어나면서 장관들의 평균연령이 54.5세에서 56.6세로 약간 올라간 것도 이를 입증하는 대목.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정찬용(鄭燦龍)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도 28일 브리핑에서 “지난 1년여 동안 참여정부가 5년간 준용할 238개의 로드맵을 완성하거나 거의 완성 단계에 와 있는데 이제는 이를 잘 실천할 집행능력이 뛰어난 분으로 간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참여정부에서는 이른바 ‘끼리끼리’라고 폄하되는 코드인사가 아니라 국리민복 코드로 인사를 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동안 개혁의 청사진을 만드는 데 주력했으나 남은 4년 임기 동안에는 이 청사진을 토대로 구체적인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전문성 있고 경험이 많은 인사를 기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인사 패턴의 변화에는 장관 제청권자인 고건(高建) 국무총리의 의견도 상당히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정치적 기반이 취약한 데다 ‘코드인사’ 논란과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 속에서 국정수행능력의 한계를 절감해야 했던 현 정부가 ‘주류 세력 껴안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별개로 과기부 장관으로 발탁된 오 신임 장관은 내각에서 또 다른 중핵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호군(朴虎君) 장관의 경질 이유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등 유관부처와의 업무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때문이라는 점에서 공직 경험이 풍부한 오 신임 장관에게는 사실상의 부총리로서 산업자원, 정보통신 분야까지 아우르는 총괄 역할이 주어졌다는 후문이다.

한편 단명(短命) 장관을 양산하지 않겠다던 노 대통령의 다짐과는 달리 1년도 안 돼 벌써 8개 부처 장관이 바뀐 데다 내년 초로 예정된 2차 개각과 4월 총선 후 집권 2기 내각 구성이 잇따를 전망이어서 ‘공약(空約)’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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