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처리 문제가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매각을 통한 경영정상화는 물론 채권단 공동관리방안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이 직접 나서지 않을 경우 새해 들어 다시 ‘최악의 상황’으로 몰릴 개연성이 적지 않다.
30일 채권단에 따르면 LG카드 입찰 마감일인 이날 입찰서를 낸 은행은 한 곳도 없었다. 또 공동관리방안에 대해서도 일부 은행이 반대하고 나서 16개 금융회사가 동의서를 내기로 한 이날까지 채권단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채권단 내에서는 금융감독당국이 나서 LG카드에 대해 경영개선명령을 내리고 완전 감자(減資)를 실시한 후 채권단이 출자전환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공동관리나 산업은행이 인수한 후 재매각하는 방안은 문제 해결을 뒤로 미루며 부실을 더 키울 뿐”이라며 “정부 당국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LG카드 및 외환카드 유동성 위기의 영향으로 11월 말 현재 신용카드 연체율이 한 달 전보다 1.8%포인트 오른 13.5%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또 7월부터 감소세를 보였던 1개월 미만의 신규 연체액도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반전했다.
소순배(蘇淳培) 금감원 여전감독실장은 “연체율이 다시 높아진 것은 LG카드와 외환카드의 유동성 위기로 카드사들이 앞 다퉈 현금서비스 한도를 줄이면서 ‘돌려 막기’가 어려워진 때문”이라며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카드사 구조조정이 끝나는 내년 3월 말 이후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LG카드 처리가 난항을 겪으면서 카드사 불안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연체율의 ‘고공행진’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금융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