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30일부터 병든 소를 식육으로 가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새 안전규정을 시행했다.
앤 베너먼 미국 농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이가 많은 소의 소장과 머리, 척추조직 등을 식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한편 고기의 오염 가능성을 막기 위해 도살장의 규정도 바꾼다고 발표했다.
베너먼 장관은 “무역상대국의 요구에 따라 이번 조치를 취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들과 일치하는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각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완화하기 위해 새 방안을 마련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새 규정에 따르면 잘 걷지 못하는 등 병든 소에 대한 검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식육으로 가공할 수 없다.
베너먼 장관은 “(이 조치로 쇠고기의) 소비자가격이 오를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식용으로 공급되는 병든 소의 수는 적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13만마리의 병든 소가 식육가공공장으로 보내지고 있다.
새 규정에 따라 소 도살 때 머리에 공기를 주입하는 주사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됐지만 도살을 위한 새로운 기구가 준비되지 않아 현장에서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