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경기침체 여파로 지난해 일자리가 1년 전보다 약 4만개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간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의 한파가 몰아치던 1998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2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노무현(盧武鉉) 정부 출범 첫 해인 지난해 연평균 취업자는 모두 2213만명 수준으로 1년 전보다 4만명 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취업자는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127만명 감소했으나 △99년 35만3000명 △2000년 86만5000명 △2001년 41만6000명 △2002년 59만7000명 각각 늘었다.
재경부는 지난해 2% 이상의 경제성장을 했으나 고용창출 효과가 큰 중소기업, 서비스 등 내수 부문이 크게 위축되면서 일자리가 늘지 못하고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일자리 감소는 사회문제로까지 부각됐던 청년실업, 신용불량자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나아가 서민 및 중산층의 체감경기를 얼어붙게 한 요인으로 꼽혔다.
한편 92년 이후 2002년까지의 산업별 취업자 증감 현황을 보면 취업자 수는 1901만명에서 2217만명으로 316만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농림어업에서 60만명, 광공업 78만명(제조업 74만명 포함)이 각각 감소한 반면 건설업에서 6만명, 서비스업에서 448만명이 각각 늘었다.
박병원(朴炳元) 재경부 차관보는 “구직을 포기하면 실업자 수에서 빠지는 등 실업률 지표에는 변수가 많아 정책운용에서 취업자수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일자리를 늘리는 데 경제운용의 최우선 목표를 두고 이를 위해 투자활성화와 규제완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30代 5명중 1명 일자리 잃었다 ▼
2002년 하반기 고용보험 현황
상실률(%)재가입에 걸리는 일수전체21.3294.820세 미만63.5143.120∼24세33.2294.125∼29세23.8297.330∼39세17.5300.940∼49세16.6302.350∼59세20.2297.8자료:한국노동연구원
30대 근로자 5명 가운데 1명은 2002년 하반기에 직장을 잃거나 일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12월 펴낸 ‘고용보험동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하반기 중 고용보험 가입 자격을 상실한 30대는 41만6819명으로 집계됐다.
이를 2002년 상반기 현재 30대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238만8564명으로 나눈 ‘30대 고용보험 상실률’은 17.5%였다. 30대 근로자 5명 중 1명이 자의 또는 타의로 일자리를 떠났다는 의미다.
고용보험 가입 자격을 상실한 30대 가운데 비(非)자발적 이직자는 10만6517명(25.6%)으로 4명 중 1명은 본인의 뜻에 반해 직장에서 ‘퇴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의 고용보험 상실률은 40대(16.6%)나 60세 이상 고령자(17.0%)보다 높다.
고용보험 상실률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20대 미만으로 63.5%였다.
2002년 하반기 중 고용보험 가입 자격을 상실한 30대는 같은 기간 고용보험에 새로 가입한 30대에 비해 4192명 많았다.
또 30대 근로자가 직장을 그만둔 뒤 재취업해 다시 고용보험에 가입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300.9일로 40대(302.3일) 다음으로 길었다.
한편 고용보험에 새로 가입한 30대 근로자의 월평균 급여액은 96만1938원으로 50대(98만9753원)와 40대(97만2165원)는 물론 25∼29세(123만2159원)보다 적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