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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복을 빕니다]김상겸 前 대한체육회 부회장

입력 | 2004-01-04 18:55:00


체육계의 큰 별이 떨어졌다.

3일 오후 6시35분 69세를 일기로 타계한 김상겸 전 고려대 체육위원회 위원장은 ‘영원한 체육인’. 고려대와 육군에서 럭비선수로 뛴 고인은 스포츠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평생을 한국 체육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데 헌신했다.

1978년 고려대 체육교육과 교수로 부임한 고인은 80년부터 20년 가까이 고려대 체육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대학스포츠 발전에 몸을 바쳤다. 당시 농구팀을 이끌었던 대한농구협회 박한 전무는 “항상 당신보다 남을 위해 사신 분이었다. 어려운 형편의 제자 선수들을 돕느라 늘 애쓰셨다”고 회고했다. 또 고려대 동기로 고인과는 중학교 시절부터 50년 지기인 김진호 전 대한럭비협회 부회장은 “한국체육이 발전하려면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고인은 이론과 현장을 겸비한 체육인이었다. 1960년대는 한국스포츠의 토양이 척박했던 시절. 그러나 고인은 이미 67년 대한수중협회장을 맡아 당시로서는 생소한 스킨스쿠버 육성에 힘썼다.

82년에는 대한체육회 부회장으로 취임했고 83년 소피아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와 90년 베이징아시아경기대회에선 한국선수단 총감독, 93년 동아시아경기대회와 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에선 한국선수단장을 맡았다. 나가노동계올림픽 2관왕 전이경은 “아버지처럼 자상하게 챙겨주시던 기억이 난다. 다음 주 미국연수를 떠나기 전에 인사를 드리려 했는데 이렇게 가실 줄 몰랐다”며 울먹였다.

‘체육사상사’ ‘체육사’ ‘야외교육론’ ‘스포츠 스쿠버다이버’ 등 저서를 남긴 고인은 한국스포츠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체육훈장 기린장, 백마장, 거상장, 대한민국 체육상 등을 수상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