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은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는 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이 현실화되고 수출과 내수간의 경기 양극화도 심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부동산과 가계 신용 등 경제 전반에 걸친 거품이 줄어드는 한편 총선을 맞아 정국 혼선이 이어지고 사회 갈등도 심화되는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 같은 전망을 담은 `2004년 국내 10대 트렌드' 보고서를 7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올해 한국 경제는 4%대 성장이 전망되나 두 자리 수의 증가율이 예상되는 수출과 달리 소비와 설비투자는 가계 버블(거품)과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증가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보기술(IT)산업 쪽은 12%가 성장하는 반면 비IT 산업은 3% 성장에 그쳐 격차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경기 양극화와 구조적 요인들로 인해 당분간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는 향후 안정적인 성장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시장 안정책으로 주택가격의 하향 안정세가 이어지고 금융기관의 가계 대출 억제로 신용불량자 증가와 소비 둔화에 따른 중소기업 자금 사정 악화, 금융기관 영업 부진 등의 부작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정치 사회적으로는 4.15 총선을 앞두고 변화와 혼돈의 정국이 전개되면서 대통령의 지지도와 정치 리더십이 총선 결과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됐다.
또 불안한 노사 관계의 선진화를 위한 법과 제도의 개선 논의가 본격화되고 일부 타협안 마련이 기대되는 등 사회 갈등의 봉합 조짐도 엿보인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새해에는 제조업은 물론 인터넷, 금융, 통신 등 비제조업 분야에서도 `3강 구도'가 붕괴되고 선두 업체의 시장 지배력이 한층 강화되면서 1위 업체의 지위가 더욱 강화되는 `1강 2중' 체제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디지털방송과 DMB(디지털미디어방송), 3세대 이동통신, 휴대 인터넷 등 디지털 영상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삶의 질을 중시하는 `웰빙' 소비가 확산되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오는 4월 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국토 공간의 재편이 가속화되고 지방자치단체의 기업 유치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구 온난화, 엘니뇨 등 기상 이변에 따른 자연 재해와 대형 안전사고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국가 및 민간 차원의 대응 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이밖에 북한 핵 문제로 인한 국가 위험이 지속되는 가운데 개성공단 시범단지운영 등 남북 경협이 소폭 진전되고 탈북자 등 북한 인권 문제가 국제적인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디지털뉴스팀
이병기기자 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