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월가는 낙관론이 지배하고 있다. 작년 말과 올해 초에 나타난 강세가 바로 그 증거다. 강세장에 대한 확신이 너무 강하다보니 '회복이 너무 빠르다'며 미심쩍어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3년간 잃은 것을 한꺼번에 만회하려다 실패할 수도 있다는 경계론도 있다. 블루칩이 25%, 일부 소형주는 45% 이상 상승세를 보였는데 이젠 잠시 쉬었다갈 때도 되지 않았느냐는 평가도 있다. 또 일부 언론에서는 작년 가을 '고용 없는 회복'의 문제를 지적한데 이어 연말에는 '행복 없는 회복'이라며 썰렁해진 중소제조업체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증시는 뜨겁기만 하다. 이들은 '두 번째 요리(2년째 상승장)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디저트를 먹으려 한다'는 농담을 주고받는다.
대표적인 강세론자의 한 사람인 골드만 삭스의 수석 투자전략가 애비 조지프 코헨은 기술주들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0년 시장에서도 남들보다 낙관적인 시장전망을 했던 코헨은 요즘엔 더 적극적인 낙관론을 펴고 있다. 그는 연금펀드의 매니저들에게 자산의 75%는 주식에 투자하라고 권하고 있다. 20%는 채권에, 나머지는 현금이나 상품에 투자하라고 한다. 또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연말에는 지금보다 12% 가량 올라 1,250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코헨은 "미 당국이 금리를 조만간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설사 인상한다 해도 그것은 경제성장 때문이므로 채권시장의 활황이 끝났으면 끝났지 주식시장에는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심지어는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의 한 사람인 메릴린치의 리처드 번스타인도 S&P 500 지수의 12개월 목표치를 890에서 1,010으로 상향조정했다. 번스타인은 다만 자산배분 비율을 종전처럼 주식 45%, 채권 45%, 현금 10%로 유지했다 이는 블룸버그 통신이 14명의 전략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 가운데 목표지수가 가장 낮은 것이었으며 자산의 주식에 대한 배분비율도 가장 적은 것이었다. 나머지 대부분의 전략가들도 올해 시장을 '대체로 또는 아주 좋다'고 보고 있다. 반면 조사분석회사 스미스바니의 토비아스 레브코비치는 주가 상승은 올 여름에 끝나고 연말엔 지금보다 10%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