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열린 민주당 중앙위원회의에서는 호남 중진 물갈이론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날 조순형 대표(오른쪽)는 강경론을 펴는 장석민 전 의원에게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김경제기자
민주당은 7일에도 ‘호남 중진 물갈이론’을 둘러싼 당내 논란으로 하루 종일 시끄러웠다.
장성민(張誠珉) 청년위원장은 이날 오전 중앙위원회의에서 ‘호남 중진 용퇴론’을 주장한 데 이어, 기자간담회를 갖고 “호남 의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개인 지지도가 당 지지도보다 크게 낮거나, 교체 여론이 높으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방법론까지 제시했다.
당내 호남 지역 정치 신인 모임인 ‘새물결연대’도 성명서를 통해 “호남 중진의 역사적 소임은 끝났다”며 “명예퇴직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상현(金相賢·광주 북갑·6선) 의원은 “외국엔 70세 이상의 훌륭한 정치지도자도 많다. 국민들은 구태정치 하지 말라고 하는데, 이런 인위적 물갈이야말로 구태정치”라고 반박했다.
이날 예정됐던 김경재(金景梓) 상임중앙위원 초청 ‘호남 중진 오찬 모임’도 전격 취소됐다. “‘우리가 바로 물갈이 대상입니다’하고 ‘광고’할 일 있느냐”는 일부 중진들의 반발 때문이었다.
이런 와중에 장태완(張泰玩·전국구) 의원은 “남의 희생을 강요하는 개혁이 아니라, 자기희생을 감수하는 개혁을 해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당내에선 “정치적 비중과 상징성이 있는 호남 중진들이 살신성인하지 않는 한 수도권과 호남지역의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져 가고 있다.
이 때문에 ‘리틀 DJ’로 불리는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와 DJ 장남 김홍일(金弘一) 의원의 ‘수도권 출마 또는 전국구 후순위 배치’에 관한 ‘물갈이 시나리오’가 물밑에서 꿈틀대고 있다.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이 이날 “민주당의 물갈이는 한나라당과 달리, 수의 문제가 아니다. 강도와 질, 상징성의 문제이다”라고 말한 것도 두 사람의 결단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을 낳았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