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하체 단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허광수 회장. 그는 “5년 후까지는 미들티에서 이븐파는 유지할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안영식기자
남서울CC 역대 클럽챔피언 명단을 유심히 살펴보면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이 있다. 개장한지 33년이 지났는데도 다른 골프장과 달리 3년 연속 우승자가 없다는 점이다. 이종민(76∼77년 우승) 국정본씨(80∼81년 우승)가 기회를 잡았지만 불발에 그쳤다.
두 사람이 3연패에 도전했던 해(78,82년)의 클럽챔피언은 공교롭게도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58). 74년 한국아마추어선수권 우승자인 허 회장은 67년 한국오픈과 82년 동해오픈 아마추어부문 우승을 차지하는 등 당대 ‘아마 최강’이었다.
그는 다른 회원들의 눈총이 따가워 평소 클럽챔피언전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전국대회 우승자에게 지방대회 격인 클럽챔피언전은 별 의미가 없었기 때문. 하지만 부친(고 허정구 삼양통상 회장)이 기증한 우승트로피를 지키기 위해 3연패 여부가 판가름 나는 해의 클럽챔피언전에는 출전했다.
“우승트로피는 1년 후 반납하는데 3연패를 달성하면 아주 갖게 됩니다. 부친이 기증한 트로피를 특정인이 영구히 보관하는 게 싫었어요. 또 저를 꺾어야 남서울CC의 진정한 최고수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죠.”
아시아태평양골프협회 부회장이기도 한 그는 지난 연말 뜻 깊은 선물을 받았다. ‘골프계의 IOC위원’격인 영국왕립골프협회(R&A) 종신 정회원이 된 것. 선친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영예이기에 기쁨은 남다르다.
“선친이 국내에선 유일한 정회원이셨는데 제가 2대에 걸쳐 이어나갈 수 있게 돼 기쁩니다. 한국골프의 위상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중고교 및 대학시절까지 아이스하키 선수였던 그는 만능스포츠맨.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골프를 접한 그가 본격적으로 골프를 친 구력만 해도 무려 40년이다.
감히 요즘 핸디캡을 물어본 것은 실례였다. “미들티에서 72타는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대답. 아직까지 ‘핸디캡 0’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드라이버샷 평균 270야드의 장타력 때문만은 아니었다.
“저는 반드시 티오프 1시간 전에 골프장에 갑니다. 클럽마다 모두 쳐보고 그날 잘 안되는 클럽을 집중 연습하죠. 퍼팅연습도 거리별로 10차례 이상 합니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