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호가 연초부터 휘청거리고 있다.
12일 프로야구 LG 트윈스 이순철 감독은 오는 18일 시작되는 호주 시드니 전지 훈련에서 투수 이상훈을 제외한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이순철 감독은 차명석 코치를 통해 “라커와 캠프에서는 기타를 치지 말라.”는 말을 이상훈에게 전했다. 하지만 이상훈은 기타를 치는 것은 사생활이라며 거부.
또 이상훈은 9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음악은 나의 영혼’과 같다며 절대로 음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상훈은 감독을 만나 오해를 풀겠다고 했으나 이순철 감독은 이 상황에서 감독이 선수를 찾아가 대화할 이유가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내보였던 것.
2002년 코리안시리즈 준우승을 제외하고 최근 몇 년간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LG 트윈스는 올 시즌 이순철 감독을 새 사령탑에 세워 분위기 쇄신을 선결과제로 내세웠다.
과거 군기(?)가 가장 세다는 해태(현 기아)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이순철 감독이 자율야구를 강조하는 LG의 감독이 되었으니 개성이 강한 이상훈과의 충돌은 이미 예견되었던 일.
지난해 9월 어깨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어있던 이상훈은 동료들이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하는 동안 빈 라커룸에서 기타를 치며 혼자 노래를 불렀고 당시 코치였던 이감독이 몇 차례 주의를 준 일이 있었다.
결국 그 이후로 감정의 앙금이 남아있던 두 사람이 이제야 감독과 선수로 만나 대립하게 된 상황.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상황에서 LG 구단으로서도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 것도 맞지만 10여년 이상을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워온 이상훈을 포기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먼저 이상훈이 한 발 물러서는 것이 옳다고 본다.
사생활도 중요하겠지만 개인보다는 팀을 우선해야 하는 것이 프로 선수가 아닌가 말이다. 당분간만 라커와 캠프에서의 음악을 포기하고 성적으로 보여준 후에 요구를 해도 늦지 않다.
팀과 개인 성적이 좋아진다면 음악에 대한 시비도 일어날 일이 없다.
다만 지금의 갈등 원인이 음악이 아니라 신임 감독과 고참 선수간의 자존심 싸움이라는 것이 문제다.
흔들리는 이순철호, 앞으로의 향방이 궁금하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