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달린다. 봉달이와 달린다.'
서울국제마라톤으로 변신을 선언한 전통의 동아마라톤. 3월14일 세계적인 '마라톤 축제'로 치러질 2004서울국제마라톤회 겸 제75회 동아마라톤대회에 '한국 남자 마라톤의 간판' 이봉주(34·삼성전자)가 참가해 한껏 분위기를 북돋는다.
동아마라톤 사무국은 "이봉주가 2004아테네올림픽 금메달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서울국제마라톤에 출전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봉주가 2002부산아시아경기대회를 제외하고 순수 국내 개최 마라톤대회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97년 이후 7년 만에 처음. 그만큼 마라톤 팬들에겐 희소식인 셈이다.
정감 넘치는 얼굴, 언제나 성실하게 땀 흘리는 모습, 세계를 제패한 태극돌이…. 마라톤 마니아들이 그와 함께 뛰는 즐거움을 누리게 된 것이다. 한국 국민의 표상으로 떠오르며 '국민마라토너'가 된 이봉주가 세계적인 건각들과 어깨를 겨루며 1만여 마라톤 동호인들의 즐거운 레이스를 선도할 전망이다.
이봉주는 "7년 만에 국내대회에 뛰는 만큼 최고 권위의 대회에서 뛰고 싶었다. 서울마라톤에서 내 기록인 한국 최고기록(2시간7분20초)을 깬 뒤 아테네올림픽 월계관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봉주에게 '동아마라톤'은 마음의 고향. 91년 처음 출전해 15위, 93년 12위로 저조했지만 95년에 우승하며 마라톤 간판으로 우뚝 섰다. 특히 96년 대회에서 2시간8분26초로 2위를 차지한 뒤 그해 열린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은 바 있어 '동아마라톤'은 그에게 행운을 가져다주는 대회다. 이번에 아테네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레이스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3월 대회중 하나를 선택할 때 아무 고민 없이 서울마라톤을 선택한 것도 이 때문. 서울마라톤에서 좋은 기록을 내 아테네까지 분위기를 끌고 가겠다는 계산이다.
게다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것도 이봉주에겐 자극제. 2003암스테르담마라톤에서 우승하며 지난시즌 세계랭킹 7위(2시간6분39초)인 윌리엄 킵상(26·케냐),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거트 타이스(31·남아공·2시간6분33초), 탄자니아의 신예 삼손 라마다니(21·2시간8분1초)…. 이들과 경쟁을 통해 2시간6분대의 기록을 내겠다는 각오다.
이봉주는 이번이 풀코스 32번째 도전. 90년 전국체전에서 처음 풀코스를 뛴 뒤 96후쿠오카, 2001보스턴, 아시아경기대회 2연패(98, 2002) 등 세계적인 마라톤대회를 석권하며 13년간 30번 완주했다. 2001에드먼턴세계선수권 때만 기권했다.
일본 아사히역전경기를 참가한 뒤 13일 귀국한 이봉주는 곧바로 경남 고성으로 내려가 지구력과 스피드를 키우기 위한 훈련에 들어갔다. 이봉주는 내달 2일 중국 쿤밍에서 강도 높은 고지훈련을 3주한 실시할 예정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