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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들의 투자격언]설 직전에 사고 설 직후에 팔라

입력 | 2004-01-13 17:37:00


설은 가장 큰 명절이다. 해가 바뀌는 만큼 사람의 마음이 바뀌는 때다. 부동산시장의 흐름도 설을 전후해 적잖이 달라진다.

설 직전에는 집값이 떨어지거나, 오르더라도 상승률이 설 직후보다 낮은 경향이 있다.

무엇보다 설 대목에 중개업소를 기웃거릴 만큼 한가한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집을 사고파는 데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부들이 1년 중 가장 바쁠 때이다. ‘명절 증후군’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설 직전에 나오는 물건은 대체로 급매물인 경우가 많다. 자금 수요가 몰리는 때이다 보니 반드시 팔아서 현금화해야 하는 물건이 여느 때에 비해 많이 나온다. 그런데 ‘부동산시장의 큰손’인 주부들은 집안일에 발목이 잡혀 있다. 그러니 설 직전에 중개업소에 들른다면 괜찮은 급매물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파는 사람이 급한 처지라 가격 흥정도 유리한 편이다.

한편 ‘설이 지나면 대체로 집값에 탄력이 붙는다’는 게 고수들의 경험칙이다.

여기에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가족이 고향집에 모여 앉다 보면 자연스레 집안 대소사에 관한 이야기가 오가기 마련. 부동산 매매는 혼인과 더불어 설 가족간 정보교환의 단골 메뉴다.

설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길목이자 다가오는 ‘봄 이사철’에 대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시점이라는 점도 설 직후의 집값 상승세를 설명한다. 최근 5년간 설 전후 한 달 동안의 집값 변동률에서 이 같은 격언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1999년 설(2월 16일) 직후 서울지역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0.44% 올랐다. 2000년엔 설(2월 5일) 직전의 상승세가 설 후에도 이어졌다. 2001년에는 설(1월 24일)을 전후해 상승률이 0.2%에서 0.85%로 높아졌다. 2003년에는 설(2월 1일) 전 0.31%의 하락세가 설 직후 0.64%의 상승세로 돌아섰다.

(도움말:김우희 저스트알 상무)

이철용기자 lcy@donga.com